KBO리그 역대 가장 압도적인 홈런왕이 나올 기세다. ‘국민 거포’ 박병호(36·KT)의 홈런 폭주가 예사롭지 않다.
박병호는 지난 2일 수원 두산전에서 2회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27호 홈런. 지난달 25일 수원 LG전부터 30일 대구 삼성전까지 5경기 연속 포함 최근 7경기에서 홈런 7개를 몰아치고 있다.
산술적으로 50홈런까지 가능한 페이스. 히어로즈 시절인 지난 2012~2015년, 2019년에 이어 개인 통산 6번째 홈런왕이 유력하다. 5차례 홈런왕에 오른 ‘국민 타자’ 이승엽을 제치고 역대 최다 홈런왕이 눈앞이다.
더욱 놀라운 건 홈런 2위 선수들과 차이. 홈런 공동 2위 김현수(LG)와 이정후(키움)는 나란히 14개의 홈런을 쳤지만 박병호에게 13개 차이로 뒤져 있다. 거의 두 배 차이가 날 정도로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가 아주 독보적이다.
지난 40년간 KBO리그의 홈런 1~2위 개수 차이는 평균 4.4개. 역대로 10개 이상 차이가 난 적이 3번밖에 없다.
지난 1992년 빙그레 장종훈이 리그 최초로 40홈런(41개)을 돌파하며 2위였던 쌍방울 김기태(31개)를 10개 차이로 따돌렸다. 이어 2010년 세계 최초 9경기 연속 홈런 대기록을 세운 롯데 이대호(44개)가 한화 최진행(32개)에게 12개 차이로 앞서며 장종훈을 넘어 최다 차이 홈런왕에 등극했다.
4년 뒤 박병호가 이대호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넥센(현 키움) 소속이었던 박병호는 52개의 홈런을 폭발했고, 이 부문 2위였던 팀 동료 강정호(40개)보다 12개나 많았다.
그로부터 8년 만에 박병호가 역대 최다 타이 홈런왕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지난 2년간 ‘에이징 커브’ 소리를 수없이 들으며 이제 끝났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KT로 팀을 옮겨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이대로 박병호가 홈런왕이 되면 또 하나의 진기록이 나온다. 키움에 이어 KT 소속으로 KBO리그 역대 두 번째 2개 팀에서 홈런왕을 차지한 선수가 될 수 있다. 앞서 박경완이 2000년 현대(40개), 2004년 SK(34개) 소속으로 2개 팀에서 홈런왕에 오른 바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