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 5위로 꼴찌에 처진 워싱턴 내셔널스가 마이크 리조(62) 단장, 데이브 마르티네스(58) 감독과 계약을 연장했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마크 러너 워싱턴 구단주는 3일(이하 한국시간) 리조 단장과 마르티네스 감독에 대한 내년 시즌 옵션을 실행한다고 발표했다.
워싱턴은 지난 2일까지 29승51패 승률 3할6푼3리로 NL 꼴찌에 머물러 있다. 지구 4위 마이애미 말린스(36승40패)에도 9경기 차이로 뒤져 있어 꼴찌 탈출이 어렵다. 지난 2020년부터 3년 연속 NL 동부지구 꼴찌가 굳어진 워싱턴이지만 단장과 감독 모두 ‘생명 연장’에 성공했다. 오는 16일 옵션 실행 마감일을 앞두고 연장 계약 결정을 일찌감치 내렸다.
러너 구단주는 “리조 단장은 우리 조직을 여러 단계로 이끌었고, 지금 단계에서의 작업도 결실을 맺을 것으로 믿는다. 마르티네스 감독도 5시즌 동안 클럽하우스와 덕아웃에서 엄청난 일을 해냈다”고 계약 배경을 밝혔다.
리조 단장과 마르티네스 감독은 지난 2019년 워싱턴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를 우승을 이끈 공이 있다. 2009년부터 14년째 팀을 총괄하고 있는 리조 단장은 4차례 지구 우승 포함 5차례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지난 2018년 부임한 마르티네스 감독은 올해까지 5시즌 통산 295승310패(승률 .472)를 기록 중이다. 2020년 시즌을 마친 뒤 연장 계약을 했고, 내년이면 6시즌째 지휘봉을 잡는다. 지난 2005년 몬티리올에서 워싱턴 D.C.로 연고지를 옮긴 뒤 가장 롱런하는 감독이 된 그는 “워싱턴은 나의 집이다. 이곳이 마음에 든다. 우리가 하는 방식으로 계속 일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리조 단장 없이는 할 수 없는 일들이다. 첫 해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나를 잘 이끌어줬다. 형제와 같은 존재”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두 사람이 연장 계약을 한 것은 불확실한 구단 상황과 맞물려 있다. 워싱턴은 2005년 연고지 이전 때 구단을 인수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러너 가문이 매각을 비롯해 구단 지배 구조 개편 작업에 나섰다. 지난 4월부터 매각을 추진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부동산 재벌인 러너 구단주의 아버지 테드 러너가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타격을 입으면서 구단 재정도 악화됐다.
예전만큼 공격적인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시즌 중 맥스 슈어저(뉴욕 메츠), 트레이 터너(LA 다저스) 등 FA를 1~2년 앞둔 선수들을 트레이드하기도 했다. 현재 팀의 간판 타자인 후안 소토와 연장 계약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구단을 둘러싼 상황이 불투명한 만큼 워싱턴은 경험이 많은 리조 단장과 마르티네스 감독 체제에서 안정을 추구하기로 했다. 다만 지금 상황에선 장기적인 플랜을 짜기가 어렵고, 성적을 내기 어려운 전력으로 인해 리조 단장과 마르티네스 감독의 내년 이후에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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