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에도 질퍽했던 그라운드. 그리고 그라운드 사정 경기 취소. 황당한 취소 그 후 양 팀이 마주했던 결과와 운명은 완전히 달랐다.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NC의 시즌 10차전 맞대결은 NC의 17-1, 일방적인 대승으로 마무리 됐다. NC가 4연패를 탈출했다.
전날(1일) 창원 NC파크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NC는 선수단이 수도권 9연전을 치르기 위해 떠난 약 열흘 간의 기간 동안 내야 흙을 완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내야 그라운드 배수와 불규칙 바운드 개선을 위해 지난 20일 인필드 믹스로 교체했다. 교체는 23일에 완료가 됐다. 그러나 이후 장마가 약 1주일 가량 지속이 됐고 교체한 인필드 믹스 흙은 그라운드에 완전히 내려앉지 못했다. 장마 여파로 물기까지 머금은 흙이 마르도록 기다려야 했는데 내야를 다시 한 번 완전히 갈아엎어도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전날 경기 개시까지 작업을 완료하지 못하며 맑은 날씨에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양 팀 모두 황당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그라운드 정비는 당연히 완료되어야 했다. 그러나 경기에 나서는 매치업이 바뀌는 상황에 놓였다. 삼성은 1일 선발 투수로 외국인 원투펀치의 일원인 알버트 수아레즈를 예고했었다. 올 시즌 15경기 4승5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하고 있는 에이스다. 반면, NC는 올 시즌 11경기에서 아직 승리 없이 7패 평균자책점 5.12로 부진한 이재학이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몸을 모두 풀었고 경기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경기가 취소되자 양 팀은 2일 선발 투수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허윤동으로 선발이 바뀌었고 NC는 드류 루친스키가 선발 등판하게 됐다. 삼성은 에이스에서 5선발로 투수가 교체됐고 NC는 반대로 5선발 대신 에이스가 선발로 나서게 되는 셈이었다.
황당한 경기 취소는 운명까지 맞바꿨다. 삼성 허윤동은 1회부터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1회에만 볼넷 3개 사구 1개를 헌납하며 3실점 했다. 그리고 4회에도 추가 실점했다. 결국 3⅓이닝 7피안타 6볼넷 1사구 7실점으로 무너졌다. 뒤이어 올라온 이재익 역시 1이닝 1사구 4피안타 4실점을 기록하며 NC 타선을 억제하지 못했다. 3번째 투수 박정준 역시 1⅔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4실점 난타 당했다. 4사구로 자멸하기 시작한 삼성 마운드는 불 붙은 NC 타선을 억제하지 못했다.
반면, NC는 에이스 루친스키가 편하게 경기를 주도했다. 루친스키는 1회 1사 후 오선진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12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호투를 이어갔고 7회까지 88개의 투구수로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