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혜택도 없었다.
위태롭게 버티는 KIA 타이거즈가 장마철을 맞아 위기를 만났다. KIA는 지난 6월24일부터 수도권 원정 9연전을 벌이고 있다. 첫 상대인 두산(잠실)을 만나 위닝시리즈를 하고 기분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3차전부터 키움(고척돔) 3연전까지 모두 무릎을 꿇어 4연패에 빠졌다.
승패흑자도 3개로 줄어들었다. 이번 수도권 원정을 앞두고 KIA는 전력에 빈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외인들의 부재와 부진으로 선발진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에이스 양현종을 제외하고는 기복이 있는 투구를 하고 있었다. 더욱이 주전타자들도 연이은 강행군으로 지쳐있었다. 타선지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산과의 3차전에서는 임기영이 5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하며 버텼다. 그러나 6회 2점을 내주고 내려갔고, 뒤를 이은 윤중현과 김재열이 6점을 허용하고 승기를 거넸다. 타선은 8회까지 득점을 못하다 9회 4점을 뽑는데 그쳤다. 타선 싸움이 되지 않았던 경기였다.
고척돔 3연전은 2-5, 0-1, 4-5로 졌다. 타선부진이 컸다. 3경기에서 6득점에 그쳤다. 1차전은 잘 던지던 이의리가 5회 볼넷 2개와 야수선택에 이어 홈런까지 맞으며 빅이닝(4실점)을 헌납하며 무릎을 꿇었다. 2차전은 양현종이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이 에이스 안우진에 막혀 영봉패를 당했다.
양현종이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연패가 이어지고 말았다. 3차전은 0-3 열세를 4-3으로 뒤집는 뒷심을 발휘했다. 그러나 '7회의 남자' 장현식이 팔꿈치 피로증세로 빠진 후유증이 그대로 드러났다. 전상현을 7회 무사 1루에서 조기등판시키고, 마무리 정해영을 8회 1사1,2루에 투입했으나 역전 2루타를 맞고 경기를 내주었다.
지쳐도 쉬지 못하는 강행군이다. KIA는 올해 우천 취소가 2경기 뿐이었다. 이번 수도권 원정 9연전 기간에 장마전선이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올라왔다. 한번쯤은 우천 취소로 재정비할 시간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서울에는 29~30일 이틀연속 비가 내렸다. 잠실경기가 예정된 LG는 이틀 연속 우천취소로 쉬었다.
반면 지친 KIA는 하필이면 고척돔 경기를 벌이느라 비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한 경기라도 쉬었다면 체력 보충은 물론 투수 로테이션 등 여러가지로 잇점이 있었다. KIA는 1일 인천 SSG전 선발투수가 비었다. 로니 윌리엄스를 방출하면서 자리가 빈 것이다. 장현식의 엔트리 말소로 인해 불펜데이도 못한다. 이적행 김도현에게 선발업무를 맡겼다.
KIA는 새로운 외국인투수 파노니와 재활중인 션 놀린이 가세할 때까지 최대한 버티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 주말 SSG 3연전에서 상대선발투수로 폰트-김광현-오원석을 만난다. KIA는 김도현-임기영-이의리로 맞선다. 비 예보도 없다. 선발투수의 분발, 타자들의 응집력이 살아나야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