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부상 당한 적 없는데요?”
롯데 자이언츠 완전체의 마지막 퍼즐이 비로서 끼워맞춰지기 시작했다. 정훈(35)이 두 번의 햄스트링 부상을 딛고 돌아와서 복귀 축포를 쏘아 올렸다.
정훈은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6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2-1로 앞선 3회 1사 1루에서 투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3년 18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한 정훈. 최근 두 시즌 활약이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부진에 빠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성적은 35경기 타율 2할1푼4리(117타수 25안타) 1홈런 12타점 17득점 OPS .563의 성적에 머물고 있었다.
여기에 지난 5월 초, 햄스트링 부상까지 당했다. 한달 여 만인 지난 7일, 부상에서 돌아왔다. 그런데 복귀 하자마자 햄스트링 통증이 재발하면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부상이 재발하면서 복귀 시점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이번에도 3주 만인 지난 28일, 1군에 돌아왔다.
정훈의 복귀는 롯데의 완전체를 의미했다. 5월부터 코어 전력들이 빠지며 쉽지 않은 경기를 해야 했는데 정훈이 돌아오면 코어 전력이 모두 복귀하는 셈이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정훈이 돌아오면서 부상 선수들이 거의 다 복귀했다. 이제 완전체에 가까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정훈에게 몸 상태를 묻자 “저 부상 당한 적 없는데요?”라고 능청스러운 답이 돌아왔다. 이어 “이제 0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저지금부터 시즌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라면서 부상 복귀 이후 새로운 마음으로 잔여 시즌을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그 각오는 공수에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1루수 자리를 지키며 물 샐 틈 없는 수비를 펼쳤다. 정훈이 빠지고 비교적 안정감이 떨어졌던 1루 포지션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1회 무사 1루에서 양찬열의 땅볼 타구를 막아낸 뒤 리버스 더블플레이로 처리했고 이후 1루 쪽으로 오는 타구는 모두 정훈의 미트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타석에서 복귀를 알리는 듯한 본인만의 시원한 스윙이 나왔다. 2-1로 앞서던 3회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정훈은 두산 선발 곽빈의 144km 하이패스트볼을 제대로 때렸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시원한 홈런이었다. 지난 4월 24일 삼성전 이후 67일 만에 터진 2호 홈런이었다.
정훈의 투런포는 이날 경기의 쐐기포가 됐다. 롯데의 원조 악바리 정훈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리는 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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