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팬서비스가 좋기로 소문난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은 올해부터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홈경기 승리 후 단상 인터뷰에 나설 때 자신의 실착 유니폼을 선물로 내놓기로 했다.
지난 4월 12일 대구 한화전에서 7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그는 단상 인터뷰 때 자신이 입었던 유니폼을 팬을 위해 내놓았다. 팬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시즌 첫 승 달성 이후 홈팬들에게 깜짝 이벤트를 선보일 기회가 거의 없었다. 지난달 6일 사직 롯데전에서 2승째를 거뒀고 지난달 12일 SSG와의 홈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됐지만 단상 인터뷰의 주인공은 그의 몫이 아니었다.
지난달 25일 대구 KIA전부터 4연패의 늪에 빠졌으나 29일 KT와의 홈경기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1점만 내주는 짠물투로 4승 사냥에 성공했다. 지난달 12일 대구 SSG전 이후 48일 만의 승수 추가.
원태인의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컷패스트볼,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졌다. 삼성은 KT를 8-2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작년과는 정말 많이 다른 것 같다. 작년에는 나갈 때마다 이겼는데 올해는 제가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는 것보다 팀이 지니까 스트레스를 좀 받았다. 오늘 경기가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 원태인의 4승 소감이다.
오랜만에 팬들에게 유니폼을 건넬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그는 "올해부터 홈경기에서 잘 던지고 단상 인터뷰할 때 팬들께 유니폼을 드릴 계획이었는데 한동안 드리고 싶어도 드리지 못했다. 오랜만에 잘 던졌으니 오늘은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홈 유니폼이 아닌 원정 유니폼을 준비한 이유를 묻자 "오늘 경기 중 너무 더워 유니폼을 계속 갈아입었다. 그러다 보니 홈 유니폼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원정 유니폼을 준비하게 됐다"고 대답했다. 또 "제 사인을 원치 않은 분이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인은 하지 않았다. 유니폼을 받게 된 분께서 제게 사인을 요청하면 더욱 뜻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팬들의 응원에 늘 감사드린다. 선수 실착 유니폼을 구하는 게 쉽지 않으니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라고 했다. 유니폼은 얼마든지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만큼 승리가 간절하기에.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