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클리어링 때문에 두 달을 날리게 됐다. LA 에인절스 우완 투수 아치 브래들리(30)가 불운의 주인공이다.
에인절스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브래들리를 15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렸다. ‘MLB.com’에 따르면 브래들리는 최소 한 달 동안 움직일 수 없으며 실전 복귀까지는 두 달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브래들리의 부상은 지난 27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난투극 과정에서 생겼다. 에인절스 선발 앤드류 완츠가 초구에 시애틀 타자 제시 윈커를 맞히면서 양 팀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모든 선수들이 순식간에 그라운드로 몰려나왔다. 벤치 클리어링.
브래들리도 덕아웃을 뛰어넘어그라운드로 나가려 했다. 그런데 이때 덕아웃 난간에서 발이 걸려 넘어졌고, 손을 짚으며 떨어지다 오른쪽 팔꿈치 뼈가 부러졌다.
빈볼 지시로 10경기 출장정지 징계 중인 필 네빈 감독대행의 대행을 맡고 있는 레이 몽고메리 에인절스 벤치코치도 “투구는 물론 클럽하우스에서 브래들리의 존재감을 생각하면 팀에 큰 손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2015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데뷔한 브래들리는 신시내티 레즈,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거쳐 지난 3월 에인절스와 1년 375만 달러에 FA 계약을 맺었다. 1년 단기 계약을 한 만큼 올해 성적이 중요하다.
그러나 21경기에서 18⅔이닝을 던지며 1패2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4.82 탈삼진 15개에 그치고 있다. 지난 4월말 복부를 다치는 바람에 한 달가량 결장했는데 이번에 황당한 부상으로 재이탈했다. 가뜩이나 성적도 좋지 않은데 부상이 이어지면서 FA 가치마저 폭락하게 됐다.
이날 벤치 클리어링과 난투극으로 인한 부상자는 브래들리뿐만이 아니다. 시애틀 백업 포수 루이스 토렌스도 왼쪽 어깨를 다쳐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무려 8명이 집단 퇴장을 당하고, 12명이 무더기 징계를 받은 양 팀의 난투극은 깊은 상처만 남겼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