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20홀드 해보겠다"...3개월 클로저→셋업맨 복귀, 100% 회복 의지 불끈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6.30 05: 12

"대화를 하는데 '다시 20홀드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하더라."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21)은 올 시즌 여러 보직을 오갔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선발로 준비를 했고 당초 마무리였던 김원중이 부상으로 개막전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임시 마무리 투수를 맡았다.
그리고 3개월의 마무리 경험을 마치고 지난 28일 자로 필승조 보직으로 돌아갔다. 지난 2년 간 60세이브를 거둔 김원중이 마무리 투수를 다시 맡게 됐다. 최준용은 지난해 20홀드를 따내면서 신인왕 경쟁까지 할 수 있었던, 가장 잘 했던 보직으로 돌아간다.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이 7회초 2사 3루 두산 베어스 안권수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2.06.28 / foto0307@osen.co.kr

최준용이 마무리 투수를 맡은 3개월, 희노애락으로 가득했다. 14세이브를 올렸고 2번의 터프세이브도 있었다. 그러나 2번의 블론세이브와 4패, 그리고 평균자책점 4.30의 기록은 최준용에게 아픔이었다. 
최준용은 3달 동안 마무리 투수를 맡은 소회에 대해서 "사실 별 다른 생각은 없다. 제 자리에서 제 공을 던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내 공이 안나온다. 그런 고민만 갖고 있다"라면서 "자리에 대한 것보다는 제 공을 못 던지는 것 때문에 생각이 많다"라고 말했다.
4월은 13경기 1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1.23로 호투했다. 하지만 5월 10경기 3패 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6.35, 6월 10경기 1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6.17 등 기록이 나빠졌다. 
선발로 시즌을 준비했고 불펜으로 다시 돌아와서 시즌을 보냈다. 이러한 영향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물었다. 그는 "4월 달에는 잘 했다. 그래서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4월과 5월에 많이 던지다 보니까 밸런스가 떨어진 것 같다"라며 "힘이 떨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밸런스 문제라고 생각하고 내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보직 이동을 하면서 임경완 투수코치와도 대화를 나눴다. 그는 "코치님께서 '네가 하던 자리에서 던지는 것이니까 그냥 생각하지 말고 마운드 위에서 네 공을 던지면 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씀해주셨다"라면서 "나 역시도 같은 생각이고 그게 중요한 것 같다. 제 공을 던지면 또 언젠가 다시 마무리로 갈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지금은 더 잘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다시 마무리를 맡게 된 김원중은 최준용을 향해서 "아무래도 쉽지 않은 자리라고 느꼈을 것 같고 준용이도 계속 하고 싶었을 것이다"라면서 "어쨌든 중요한 보직을 맡은 거니까 같이 또 잘 해보자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며 격려했다.
임경완 코치도 덤덤하지만 다시 회복의 의지를 밝힌 최준용이 대견하다. 임 코치는 "(최)준용이가 '다시 20홀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더라. 본인도 현재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고 인정했다. 아직 3년차 투수다. 마무리 투수로서 심리적인 부담도 있었을 것이다"라면서 "심리적, 체력적으로 회복하고 다시 경쟁하면서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프로 입단 이후 거의 승승장구를 해 왔다. 하지만 올 시즌의 시련은 스스로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는 "안 좋은 시기인 것 맞다. 하지만 이런 시기도 있어야지 다시는 방심하지 않을 수 있다. 안 좋을 때를 생각하면서 더 안 좋아지지 않기 위한 노력들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이 LG 트윈스 7-5로 승리한 후 정보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05.31 / foto0307@osen.co.kr
이제 100%의 상대로 되돌아가려고 한다. 전날(28일) 두산전에서 필승조 전환 이후 첫 경기를 치렀다. 7회 무사 1루에서 올라와 3타자를 처리하며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45km밖에 되지 않았지만 1이닝 자체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그는 "아직 30%만 갖고 싸우고 있는 것 같다. 빨리 돌아와야지 정면승부도 할텐데 지금은 정면승부를 하면 예전에 헛스윙하던 게 파울이 되고 파울이 되던 게 정타로 안타가 된다"라면서 "어제는 스피드가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공 회전이 잘 들어가는 느낌이 있었다. 정신력으로 한 번 해보자고 했는데 그래도 결과가 잘 나왔다. 조금씩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제 희망을 봤다"라고 100%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힘주어 말했다. 
3개월 마무리의 기억을 뒤로하고 이제는 다시 필승조 보직에서 제 몫을 해야 한다. 그는 "심리적으로는 원래 하던 것을 하기 때문에 편안한 감은 없지 않다. 하지만 이런 중압감을 언제든지 한 번은 이겨내야 마무리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어제 필승조로 나서면서 좀 편안했던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