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는 등판 다음날 공을 잡지 않고 러닝 위주의 회복 훈련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조율한다.
지난 28일 대구 KT전 선발 투수로 나선 백정현(삼성)은 29일 경기를 앞두고 3루 불펜에서 공을 던졌다. 잃어버린 투구 밸런스를 되찾기 위해서다.
백정현은 지난해 27경기에 등판해 14승 5패(평균자책점 2.63)를 거두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2007년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달성은 물론 개인 최다승 기록을 새롭게 작성하며 삼성의 플레이오프 직행에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백정현은 올 시즌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12경기에서 승리 없이 8패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6.44. 선발 투수의 평가 잣대인 퀄리티스타트는 4차례.
장타 허용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지난해 157⅔이닝을 소화하며 피홈런 15개에 불과했으나 28일 현재 64⅓이닝 동안 무려 16개의 홈런을 얻어 맞았다. 지난달 10일 SSG전 이후 7경기 연속 피홈런을 기록했다.
백정현은 28일 대구 KT전에서 3이닝 5피안타(2피홈런) 4볼넷 3실점으로 고배를 마셨다.
허삼영 감독은 29일 경기를 앞두고 “백정현과 불펜에서 작년의 느낌과 현재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작년보다 몸 상태는 더 좋은데 구위가 안 올라와 많이 복잡할 것”이라며 “지난해 좋았을 때 영상을 보면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허삼영 감독은 또 “백정현의 하체 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본인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불펜에서 계속 던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심리적인 압박도 적지 않을 듯. 허삼영 감독은 “선수 본인의 마음은 누구보다 답답할 거다. 좋은 느낌이 와서 계속 던지는데 생각보다 많이 던지는 것 같다”고 씩 웃었다.
백정현은 예정대로 내달 3일 창원 NC전에 선발 출격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