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백정현(삼성)이 올 시즌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백정현은 지난해 27경기에 등판해 14승 5패(평균자책점 2.63)를 거두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2007년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달성은 물론 개인 최다승 기록을 새롭게 작성하며 삼성의 플레이오프 직행에 큰 공을 세웠다.
백정현은 지난해 12월 삼성과 4년 최대 총액 38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은 백정현과 FA 계약을 체결한 뒤 "백정현이 향후에도 팀내 선발진의 한 축을 굳건하게 지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변함없는 활약을 바랐다.
하지만 백정현은 올 시즌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12경기에서 승리 없이 8패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6.44. 선발 투수의 평가 잣대인 퀄리티스타트는 4차례.
장타 허용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지난해 157⅔이닝을 소화하며 피홈런 15개에 불과했으나 28일 현재 64⅓이닝 동안 무려 16개의 홈런을 얻어 맞았다. 지난달 10일 SSG전 이후 7경기 연속 피홈런을 기록했다.
백정현은 28일 대구 KT전에서도 홈런에 무너졌다. 1회 1사 만루 위기에서 장성우를 3루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한숨을 돌린 백정현은 2회 2사 후 박경수의 볼넷, 심우준의 2루타, 배정대의 볼넷으로 또다시 만루 위기에 내몰렸다. 알포드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 마무리.
백정현은 3회 1사 후 박병호에게 좌월 솔로포를 얻어 맞았다. 장성우를 3루 땅볼 처리하며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았으나 황재균에게 또 일격을 당했다. 볼카운트 0B-1S에서 2구째 직구(135km)에 좌중월 솔로 아치를 내줬다. 곧이어 김민혁을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3회 투구를 마쳤다.
4회 선두 타자 박경수와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준 백정현은 우완 황동재와 교체됐다. 3이닝 5피안타(2피홈런) 4볼넷 3실점으로 시즌 8패째를 떠안았다.
지난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던 백정현이 올 시즌 끝모를 부진에 시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 시즌 백정현을 상대한 타자 A는 구속 저하를 부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작년에는 직구가 최고 142km 정도 나왔는데 올해 들어 130km 후반에 불과하다. 직구 스피드가 줄어들면서 변화구의 위력도 감소됐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28일 경기 해설을 맡은 염경엽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백정현이 3이닝 동안 실투가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 정규 시즌의 절반을 소화한 가운데 백정현이 어느 만큼 자기 모습을 되찾느냐가 순위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