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1강’ SSG 랜더스의 아킬레스건인 불펜이 리그 최하위 한화 이글스를 만나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직 마무리와 과거 신인왕의 잇따른 부진 속 다시 2위 키움과의 승차가 2경기로 좁혀졌다.
SSG는 지난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시즌 10번째 맞대결에서 3-6으로 패하며 4연승 상승세가 끊겼다.
선발 오원석이 컨디션 난조 속에서 6이닝 10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그리고 타선도 1회 추신수의 리드오프 홈런을 비롯해 4회 박성한의 희생플라이, 7회 추신수의 1타점 적시타로 3점을 뽑으며 대등한 흐름을 이어나갔다.
SSG 벤치는 3-3으로 맞선 7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첫 주자는 평균자책점 3점대를 유지 중이었던 최민준. 그러나 첫 타자인 9번 유로결과 리드오프 마이크 터크먼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김태연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자초한 상태서 좌완 김택형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택형은 전직 마무리답게 위기서 정은원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포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급한 마음에 1루 악송구를 범하며 3루주자 유로결과 2루주자 터크먼에게 모두 홈을 내줬다. 이날의 승기를 내준 순간. 설상가상으로 포구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치며 한 타자를 상대하고 곧바로 서동민과 교체됐다.
3-5로 뒤진 8회에는 2016년 넥센에서 신인왕을 수상했던 신재영이 등판했다. 그러나 그마저 임무 수행에 실패했다. 선두 최재훈의 2루타와 대타 권광민의 진루타로 처한 1사 3루에서 치명적인 폭투를 범하며 쐐기점을 헌납한 것이다. SSG는 1위팀답지 않게 후반부 집중력 싸움에서 밀리며 꼴찌 한화에 일격을 당했다.
SSG의 불안한 뒷문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타선과 선발진 전력이 탄탄한 1위팀의 유일한 약점이기도 하다. 올 시즌 팀 타율 5위(2할5푼6리), 득점권타율 2위(2할8푼3리), 홈런 4위(53개), OPS 3위(.714), 평균자책점 4위(3.71), 선발 평균자책점 1위(3.24) 등 각종 투타 지표가 모두 상위권이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9위(4.58)로 눈에 띄게 처져 있다. 6월로 기간을 한정하면 최하위(6.27)다.
6월 불펜진 개개인의 성적을 살펴보면 서진용(평균자책점 3.86), 최민준(4.38), 장지훈(5.11), 김택형(7.56), 고효준(8.10) 등 시즌 초반 호투했던 투수들이 잇따라 부진을 겪고 있다. 12경기 평균자책점 0.73을 기록 중인 서동민의 발견은 수확이지만 혼자 뒷문을 감당하기엔 당연히 무리가 있다.
선두 SSG는 이날 패배로 5연승 좌절과 함께 2위 키움과의 승차가 다시 2경기로 좁혀졌다. 3위 LG와의 승차도 3.5경기에 불과한 상황. 고질적인 약점인 불펜이 꼴찌팀 상대로도 고전을 면치 못하며 선두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SSG는 오는 7월 초 부상에서 돌아오는 문승원을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기용할 계획이다. 선발 10승이 보장된 우완 정통파 투수의 불펜행은 흔들리는 뒷문에 큰 도움이 될 터. 그러나 결국 기존 필승조가 시즌 초반의 폼을 되찾아야만 문승원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랜더스의 약점 보완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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