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KBO 올스타 ‘베스트12’ 팬 투표 3차 중간 집계 결과가 발표됐다.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선수들은 즐겁겠지만, 특정 구단에 쏠린 팬심으로 소외된 유명 선수들의 속은 쓰리다.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 ‘베스트12’ 팬 투표 3차 중간집계에서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이 총 110만198표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올해 베스트12 최다 득표 선정을 기대하는 양현종이 남은 1주일 동안 현 위치를 유지한다면, 2013 웨스턴 LG 봉중근 이후 9년 만이자 역대 2번째 투수 최다 득표 선수로 등록하게 된다.
지난 2차 중간집계에서 71만7469표로 전체 득표수 5위에 올랐던 KIA 나성범은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전체 득표수 2위였던 삼성 김태군을 넘어섰다. 나성범은 총 106만2797표를 받아 김태군을 단 878표 차로 제치고 총 득표수 2위에 올라섰다.
드림 올스타 선발투수 부문에서는 SSG 김광현이 총 102만7364표로 ‘베스트12’선정이 유력하다. 이번 중간집계가 그대로 최종 결과로 이어질 경우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투수 양현종과 김광현의 선발 맞대결을 볼 수 있게 된다.
양현종과 나성범, 김광현이 야구팬들로부터 얼마나 관심을 끄는 선수들인지 이 투표결과만으로두 쉽게 알 수 있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들과 타자이기 때문이다. 올스타전 무대를 누빌만한 스타성,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그들을 보기 위해 팬들의 소중한 한표 한표가 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큰 잔치 함마당이 다가오는 시점에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나눔 올스타에서 KIA는 외야수 한 자리를 제외한 11개 포지션에서 소속 선수들이 3주 연속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중간집계 결과가 최종까지 이어진다면, KIA는 2013년 LG와 2021년 삼성에 이어 역대 최다 베스트12 배출 구단 타이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드림 올스타에서는 투수 한 자리와 외야 한 자리, 지명타자를 제외한 9개 자리를 삼성 소속 선수들이 차지하고 있다. 나눔, 드림 양쪽에서 특정구단 편식,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KIA와 삼성은 물론 대표적인 인기 구단이다. 팬들을 위한 잔치이기도 하기 때문에 팬들이 보고 싶은 선수들을 뽑는 게 마땅하다. 게다가 KIA와 삼성은 중위권, 상위권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팬들의 응원이 한창일 때다. 인기 팀들인만큼, 이런 열성적인 팬들이 적극적이라면 프로야구 흥행에도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 팀들이 웃는만큼 웃지못할 팀과 선수들도 있다. “올스타전에 나갈 수 있다면 영광이다. 팬들의 투표로 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일까. 한 번은 꼭 나가보고 싶은데 표에서 밀린다”고 아쉬운 반응을 보이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SSG 경우 작년 홈런왕 최정이 3루수 부문에서 삼성 이원석에게 밀려 2위다. ‘포스트 이대호’로 각광받고 있는 롯데 스타 한동희도 3위에 머물러 있다. 이원석은 올 시즌 타율 2할2푼2리, 4홈런에 불과하다. 성적으로 뽑는 올스타전이 아니지만 올 시즌 타율 3할에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대기록을 세운 최정이 1위에서 밀리는 모양새다.
드림 올스타 유격수 부문 1위는 삼성 이재현으로 81만3638표를 얻었다. 올해 삼성 신인으로 44경기에서 타율 2할3푼2리를 기록 중인 그가 타율 3할1푼9리 좋은 타격감으로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SSG ‘3할 유격수’ 박성한(65만4089표)보다 많은 표를 얻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스타전은 실력으로만 나갈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하지만 스타성에 실력까지 겸비한 선수들이 인기 구단 소속 선수들의 팬 투표 독식으로 외면받고 있다.
지난 8일 시작된 팬 투표는 다음 달 3일까지다. 예측할 수 없는 선수단 투표(30% 반영)도 남아 있어 끝까지 결과를 알 수는 없다. 과연 잘 뛰고 적극적으로 팬 서비스에 나선 선수들이 7월 잔치 무대에 참석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