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반환점을 지났는데도 깨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 부진에서 깨어난 선수도 있고, 교체된 선수도 있지만 ‘못난이’ 외국인 타자 3인방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교체도 못하는데 고쳐 쓰지도 못한다.
1위 SSG는 내야수 케빈 크론(29)이 대책 없는 부진에 빠져있다. 크론은 올 시즌 62경기에서 타율 2할2푼6리 53안타 11홈런 35타점 OPS .686을 기록하고 있다. 일발 장타력은 있지만 8볼넷 63삼진으로 극악의 선구안으로 ‘공갈포’ 그 자체. 헛스윙 비율 17.2%로 박병호(KT·19.0%) 다음으로 높다. 그렇다고 박병호처럼 홈런을 펑펑 쳐주는 것도 아니다.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2주 동안 2군에 내려가 조정 기간도 거쳤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22일 1군 복귀 후 5경기에서 10타수 1안타 1볼넷 3삼진. 28일 대전 한화전에 모처럼 선발 기회를 얻었으나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4회 1사 1,3루 찬스에서 배트가 부러지며 1루 파울플라이로 물러나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크론의 득점권 타율은 1할6푼4리까지 떨어졌다.
1위 SSG를 2경기 차이로 쫓고 있는 2위 키움도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32)가 고민거리다. 푸이그의 성적은 64경기 타율 2할3푼2리 55안타 8홈런 32타점 OPS .722로 지극히 평범하다. 신규 외국인 상한액 100만 달러를 꽉 채워 영입한 외국인 타자에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푸이그의 메이저리그 명성을 생각하면 더더욱 실망스럽다. 그나마 6월 들어 13경기 타율 2할8푼6리 2홈런 6타점 OPS .842로 조금씩 감을 잡기 시작했는데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16일 고척 두산전에서 2회 우익수 수비 중 정수빈의 뜬공을 처리한 뒤 2루 주자 박세혁의 3루 진루를 막기 위해 강하게 송구한 뒤 허리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처음에는 큰 부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부상 이후 3경기를 결장한 뒤 2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스스로 한의원을 찾아 침까지 맞았지만 차도가 없다. 내달 1일부터 엔트리 재등록이 가능하지만 예상보다 통증이 오래 가 복귀가 미뤄지고 있다.
1~2위 SSG, 키움보다 더 급한 팀은 8위 롯데. 야심차게 영입한 외야수 DJ 피터스(27)가 점점 실패작이 되어가고 있다. 72경기 모두 선발출장했지만 타격 성적은 건강한 몸을 따라오지 못한다. 타율 2할1푼4리 58안타 11홈런 42타점 OPS .673에 그치고 있다. 헛스윙 비율 16.9%로 박병호와 크론 다음으로 높다.
규정타석 타자 50명 중 최재훈(한화·.2136) 다음으로 낮은 49위. 지난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규정타석 기준으로 피터스보다 낮은 타율의 외국인 타자는 없었다. 지난 2000년 현대 톰 퀸란(.236·42위), 2011년 넥센 코리 알드리지(.237·37위)에 이어 외국인 타자로는 역대 3번째로 규정타석 타율 꼴찌가 될 수도 있다.
LG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리오 루이즈를 지난달 30일 방출한 뒤 대체 타자로 로벨 가르시아를 영입했다. 앞서 KT도 지난달 25일 부상을 당한 헨리 라모스와 결별하며 앤서니 알포드를 데려왔다. 4월 개막 한 달간 고전하던 KIA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NC 닉 마티니는 5월부터 리그에 완전히 적응했다. 그러나 살아나지도, 바뀌지도 않는 ‘못난이’ 외국인 타자 3인방 크론, 푸이그, 피터스는 팀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대체 외인 풀이 좁고,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서 귀중한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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