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 만인가. 한화가 모처럼 외국인 투수의 5이닝 투구로 웃었다.
한화는 지난 28일 대전 SSG전에서 6-3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예프리 라미레즈가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사구 3탈삼진 2실점 역투로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21일 잠실 LG전에서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채 2⅓이닝 5피안타 2볼넷 1사구 2탈삼진 4실점(1자책)으로 패전을 안은 라미레즈는 두 번째 등판에서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1회 추신수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맞고, 4회 사사구 3개를 내주며 제구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무너지지 않고 5이닝을 버텼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는 밋밋했지만 투심 패스트볼이 좋았다. 최고 구속은 151km.
선발이 5이닝 2실점으로 막아주니 경기가 수월했다. 한화는 라미레즈에 이어 윤호솔(1이닝 무실점), 윤산흠(⅔이닝 1실점), 김종수(⅓이닝 무실점), 김범수(1이닝 무실점), 장시환(1이닝 무실점)으로 이어진 불펜이 4이닝 1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완성했다. 최근 2연패 탈출.
한화 외국인 투수의 5이닝 투구는 지난 4월17일 대전 LG전 라이언 카펜터(5이닝 3실점) 이후 무려 72일, 58경기 만이었다. 카펜터가 팔꿈치, 닉 킹험이 상완근(팔뚝) 부상으로 4월 중순부터 이탈하면서 외국인 투수 없이 보낸 두 달이 한화에는 매우 뼈아팠다.
외국인 투수가 5이닝을 던지지 못한 57경기에서 한화는 20승36패1무(.357)로 추락했다. 이 기간 구원 평균자책점 7위(4.58)로 불펜이 나름 분투했지만 선발 평균자책점이 유일하게 5점대(5.94)였다. 선발 평균 투구가 4⅓이닝으로 5이닝도 넘지 않았다.
선발이 일찍 내려가면서 경기 초반부터 끌려다니거나 불펜 조기 투입으로 경기 후반부터 다음날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선발 싸움이 안 되면서 매번 시작부터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다. 고스란히 야수들의 경기력 저하로도 이어졌다. 외국인 투수 둘이 모두 이탈한 사이 한화는 5월에 9연패, 6월에 10연패로 깊은 수렁에 빠지길 반복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10연패 기간 “작년보다 우리 선수들이 한 단계 발전한 것은 분명하다. 외국인 투수가 둘이나 없는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잘 싸우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모처럼 외국인 선발 5이닝 투구로 승리하고 보니 지나간 두 달의 시간이 너무나도 아깝게 느껴진다.
그래도 시즌은 아직 반이 남았고, 한화도 이제 외국인 투수 2명이 포함된 정상 선발진을 갖췄다. 라미레즈에 이어 또 다른 대체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도 주말 고척 키움전에 데뷔할 예정. 라미레즈보다 커리어가 좋은 페냐가 1선발 역할을 해주면 한화의 여름 반격도 기대할 만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