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모처럼 완봉승을 거둔 투수가 나왔다. 그것도 LA 다저스를 상대로 만들어냈다. 쿠어스필드 개장 28년 만에 처음으로 다저스 상대 완봉승을 거둔 투수, 채드 쿨(30·콜로라도 로키스)이다.
쿨은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다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9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으로 콜로라도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9회 선두 가빈 럭스에게 2루타를 맞아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트레이시 톰슨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나머지 2타자를 범타 요리하며 완봉승을 완성했다. 최고 94.5마일(152.1km) 싱커(45개), 슬라이더(41개) 중심으로 체인지업(10개), 너클 커브(3개), 포심 패스트볼(3개)을 섞어 던지며 다저스를 잠재웠다.
쿠어스필드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유명하다. 해발고도 1600m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공기 밀도가 낮아 타구 비거리가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호흡이 가빠져 투수들의 피로감도 빠르게 쌓인다. 지난 1995년 개장 후 올해로 28번째 시즌인데 쿠어스필드에서 완봉승은 이날 쿨이 27번째.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기록이다.
상대가 다저스라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다. 이날 전까지 쿠어스필드에서 다저스와 총 234경기를 치르면서 콜로라도의 완봉승 투수가 없었다. 그 사이 다저스 투수로는 1996년 노모 히데오(노히터), 1998년 데이브 믈리키, 2013년 클레이튼 커쇼 등 3명이 쿠어스필드에서 완봉승을 해냈다.
이날 쿨은 다저스 상대로 쿠어스필드에서 첫 완봉승을 거둔 콜로라도 역대 최초 투수로 역사를 썼다. 지난 2016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데뷔 후 올해 콜로라도로 옮긴 쿨은 통산 98번째 선발등판에서 첫 완봉승 기쁨을 맛봤다. 시즌 5승(5패)째이자 통산 30승(35패)째.
쿨은 이날 102개의 공으로 경기를 끝냈다. 쿠어스필드 완봉승 중 역대 4번째 적은 투구수. 지난 2008년 7월2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애런 쿡(79구), 지난해 6월30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헤르만마르케스(92구), 2005년 9월2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김선우(101구)가 쿨보다 더 적은 투구수로 쿠어스필드 완봉승을 거둔 바 있다. 한국인 투수 김선우의 이름이 모처럼 소환됐다.
현재 MBC스포츠플러스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선우는 17년 전 쿠어스필드 역대 13번째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상대로 9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해내며 콜로라도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8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위기를 극복하며 9회까지 책임졌다. 당대 최고 타자였던 배리 본즈도 이날 김선우에게 유격수 뜬공, 중견수 직선타, 2루 땅볼로 물러나며 3타수 무안타로 막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