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이탈한 ‘85억 3루수’ 허경민(32·두산)의 빈자리가 좀처럼 메워지지 않고 있다. 급기야 주전 1루수 양석환까지 3루 수비 연습을 시도했지만 허경민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두산 부동의 3루수 허경민은 지난 14일 고척 키움전에서 홈을 파고 들다가 오른쪽 무릎 외측 인대를 다치며 이튿날 말소됐다. 부상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인대를 다치면서 움직임에 제약이 생겼고, 약 열흘의 충분한 휴식을 가진 뒤 24일 재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이상없음’ 소견이 나왔지만 1군 복귀까지 회복 훈련, 퓨처스리그 실전 경기 등 거쳐야할 관문이 아직 꽤 남아있다.
김태형 감독은 당초 허경민의 공백을 내야 유틸리티 자원인 박계범으로 메우려 했다. 그러나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어이없는 1루 송구 실책을 범하며 서예일과 교체됐고, 후속 경기에서도 불안한 수비가 거듭되면서 사령탑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다음 오디션 참가자는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였다. 김재호는 16일 고척 키움전에서 2010년 9월 1일 잠실 SK(현 SSG)전 이후 무려 4306일 만에 선발 3루수를 맡아 18일 잠실 KT전까지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다. 통산 1586경기에 나선 김재호의 3루수 출전은 16경기가 전부였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앞세워 3루에서도 편안한 수비를 선보였다.
그러나 체력 안배가 필요한 37세 베테랑에게 매 경기 3루를 맡길 순 없는 법이었다. 여기에 내야의 야전사령관인 유격수 자리도 2년차 안재석이 꾸준히 담당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결국 김재호는 19일 잠실 KT전부터 원래의 자리인 유격수로 돌아갔고, 그 때부터 일주일이 넘게 3루 자리의 마땅한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고민이 컸던 사령탑은 최근 주전 1루수 양석환에게도 3루 수비 연습을 시켰다. 결과는 부적격 판정. 김 감독은 “(양)석환이에게 3루 펑고를 시켜봤는데 그렇게 좋은 수비력은 아니었다. 물론 선수 본인은 3루를 볼 수 있다고 했지만 시키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양석환은 과거 LG 시절 3루수로도 318경기를 뛴 경력이 있다. 그러나 최근 선발 3루수 출전은 2020년 10월 10일 잠실 NC전으로, 2년 가까이 3루와는 거리두기를 했다.
지난주부터 공식 훈련에 돌입한 허경민은 이번 주 퓨처스리그 경기를 거쳐 빠르면 내달 5일 1군 무대로 돌아올 전망이다. 두산 관계자는 “퓨처스리그 실전에서 이상이 없을 경우 1군 복귀 시점을 바로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때까지는 박계범, 안재석, 서예일 등 백업 내야수들이 어떻게든 공백을 메워야하는 상황. 두산이 허경민의 복귀를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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