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투수코치가 시즌 중 대학팀으로 이직을 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1위팀 미네소타 트윈스의 투수진을 이끌고 있는 웨스 존슨(52) 투수코치가 이직의 주인공이다.
27일(이하 한국시간) ‘디애슬레틱’을 비롯해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존슨 코치는 루이지애나주립대학(LSU) 야구팀으로 자리를 옮긴다. 6월 마지막 일정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원정 5연전까지만 미네소타와 함께한다.
지난 2019년 미네소타에 합류한 존슨 코치는 올해로 4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존슨 코치 부임 후 미네소타는 2019~2020년 팀 평균자책점 9위, 4위에 오르며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이 26위로 떨어지긴 했지만 올해 11위로 다시 상승했다. 최근 몇 년간 하락세였던 베테랑 투수 크리스 아처가 반등에 성공했고, 신인 조 라이언도 빠르게 자리잡았다. 마운드의 힘으로 미네소타도 올해 AL 중부지구 1위(41승33패 승률 .554)로 순항 중이다.
존슨 코치에 대한 로코 발델리 미네소타 감독의 신임도 두텁다. 그런데 갑자기 존슨 코치는 대학팀으로 간다. 메이저리그 코치가 스스로 대학팀으로 옮기는 것도 흔치 않은데 시즌 도중에 팀을 떠난다는 점에서 대단히 이례적이다. 얼마 전 메인 투수코치가 미국 대학팀으로 떠난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롯데는 올 시즌 투수진을 이끌던 리키 마인홀드(36) 코치가 지난달 19일 SSG 랜더스전을 끝으로 떠났다. 롯데 구단에선 투병 중인 가족을 돌보기 위해 마인홀드 코치가 집과 가까운 미국 미주리대학 투수코치로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개인사로 미국 복귀를 요청한 게 먼저라고 하지만 전례가 없던 일이다. 미국 대학야구팀 코치의 처우나 위상이 높은 편이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메이저리그 코치가 시즌 중 대학으로 옮긴 것도 결국 돈었이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존슨 코치는 루이지애나주립대로부터 연봉 75만 달러를 받는다. 미네소타에서 약 35만 달러 연봉을 받았으니 몸값이 두 배 이상 올랐다. 제이슨 켈리 전 투수코치가 지난주 워싱턴대 감독으로 부임하자 루이지애나주립대는 후임으로 메이저리그 코치를 찾았다. 공격적인 러브콜을 보냈고, 존슨 코치는 미네소타에 연봉 인상을 요구하지 않은 채 이직을 결심했다.
존슨 코치는 원래 미국 아마추어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였다. 고교 코치를 시작으로 미시시피주립대, 댈러스침례대, 아칸소대 등 대학팀에서 9년간 투수코치로 일했다. 운동학 석사 학위를 가진 그는 대학에서도 트랙맨 등 첨단 장비를 적극 활용해 투수들을 육성했다. 이런 지도력을 인정받아 미네소타 메인 투수코치에 선임됐다.
존슨 코치는 미네소타에 오기 전까지 프로 레벨에서 일한 경험이 없었다. 40년 만에 대학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코치로 화제를 모았는데 떠날 때도 화제를 뿌렸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능력을 보여줬지만 4년 만에 다시 대학 무대로 돌아간다. 미네소타는 존슨 코치가 떠난 자리에 피트 마키 보조투수코치를 메인으로 승격할 예정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