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 지난 24일 이글스 파크, 0-0이던 3회말이다. 1사 1루에서 한화 박정현의 타구는 2루 땅볼이다. 수비는 당연히 병살을 노린다. 4→6→3. 아웃 2개가 선언되며 이닝이 끝났다.
삼성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덕아웃 철수다. 그 때였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박차고 나온다. 손가락으로 연신 네모를 그린다. 비디오 판독 요청이다. 철수하던 수비도 동작 그만. 문승훈 구심과 최수원 1루심이 헤드셋을 쓴다. 재심에 걸린 시간은 7초에 불과하다. 원심이 번복됐다. 아웃→세이프. 중계 화면에 명확한 물증이 드러난다.
부활한 박정현은 잠시 후 2루까지 진출한다. 도루 성공이다. 게다가 쿵짝이 맞는다. 곧바로 마이크 터크먼의 적시타가 터진다. 1-0 선취점이다. 지긋지긋한 10연패를 끝내는 이글스의 결승점이었다(3-0 승리).
26일까지 팀당 70~73경기씩 치렀다. 그동안 모두 456건의 비디오 판독 요청이 이뤄졌다. 이 중 판정이 바뀐 것은 110번(24.12%)이다. 네 번 중 한 차례는 정정이 이뤄진 셈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3/4는 원심이 유지됐다. 이 제도가 도입된 2017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첫 해 31.2%였다가, 처음 25% 아래로 내려왔다.
◎ 연도별 비디오 판독 번복률
▶ 2017년 = 31.2%
▶ 2018년 = 29.2%
▶ 2019년 = 27.9%
▶ 2020년 = 27.3%
▶ 2021년 = 27.5%
▶ 2022년 = 24.1%
번복률은 곧 성공률이다. 신청자에게 유리한 판정으로 바뀐다는 뜻이다. 그런데 팀별로는 따지면 흥미롭다. 30% 이상 성공한 곳이 4팀이다. KT, 키움, 두산, 삼성이다. 감독 또는 선수단의 눈썰미가 남다르다. 중요한 순간에 흐름을 얻는다. 하지만 다수는 중위권 팀들이다. 상위권은 키움뿐이다. 반면 4강 대부분은 10%대 성공률이다. SSG, KIA, LG는 비디오 판독에서 별 재미를 못 본다. 역설적이다.
항목별로도 집계된다. 가장 많은 이의 신청은 아웃/세이프에 관한 것이다. 모두 356건이 넘겨져 95건(26.69%)이 뒤집혔다. 이 밖에 번복 횟수(비율)는 아래와 같다. 홈런, 파울팁, 태그업, 추월 같은 항목은 원심이 100% 유지됐다.
◎ 항목별 비디오 판독 번복률
▶ 아웃/세이프 = 356건 중 95건 (26.69%)
▶ 홈런 = 15번 중 3건 (16.67%)
▶ 포구(파울팁 포함) = 10번 모두 원심 확정
▶ 페어/파울 = 43건 중 4번 (9.3%)
▶ 몸에 맞는 공 = 9건 중 3번 (33.33%)
▶ (홈) 충돌 = 1건 중 1건
▶ 3피트 = 2건 중 1건
▶ 3아웃 이전 주자 득점 = 1건 중 1건
▶ 선행주자 추월 = 2건 모두 원심 확정
▶ 태그업 = 7건 모두 원심 확정
칼럼니스트 일간스포츠 前 야구팀장 / goorad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