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 LG 트윈스에서 10승을 거뒀던 좌완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30·야쿠르트 스왈로스)가 일본프로야구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수아레즈는 지난 26일 일본 도쿄 진구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2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조기 강판됐다. 타선 지원을 받아 패전은 면했지만 2회까지 투구수 50개로 진땀을 뺐다.
1회 시작부터 수비 실책이 나온 뒤 안타 4개를 맞고 3실점한 수아레즈는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았다. 그러나 3회 2루타를 시작으로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제구가 흔들렸다. 중간에 폭투도 하나 있었다. 이어 연속 안타를 맞고 추가 2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3회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5연속 출루 허용으로 강판.
이날 수아레즈의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나왔지만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직구와 변화구 가리지 않고 가운데 높은 코스로 몰리면서 집중타를 맞았다. 일본 진출 후 최소 이닝, 최다 실점으로 가장 안 좋은 투구를 했다.
지난달 25일 1군에 올라온 수아레즈는 이날까지 5경기에서 승리가 없다. 패배도 없지만 20⅔이닝 평균자책점 6.53으로 내용이 나쁘다. 피안타율(.307), WHIP(1.65) 수치도 엉망. 일본프로야구가 올해 투고타저 시즌인 것을 감안하면 수아레즈 부진은 체감상 더 크게 느껴진다.
지난 2018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29경기 160⅓이닝을 던지며 7승13패 평균자책점 4.49를 기록한 수아레즈는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 경험이 있는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지난해에는 LG 유니폼을 한국 야구도 경험했다. 첫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며 14이닝 무실점으로 강렬하게 데뷔했다.
한국에 있을 투수가 아니라는 평가도 있었다. 시즌 성적은 10승2패 평균자책점 2.18로 상당히 빼어났다. 그러나 등과 팔꿈치 부상으로 반복 이탈했고, 23경기에서 115⅓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내구성에 문제를 드러내며 이닝 소화력에 불음표가 붙었다.
그래도 LG는 재계약 대상으로 놓고 수아레즈와 협상했지만 결렬됐다. 일본에서 관심을 보이자 LG도 아담 플럿코와 계약하며 수아레즈와 작별을 고했다. 예상대로 수아레즈는 야쿠르트와 연봉 80만 달러(인센티브 별도) 조건에 사인하며 일본으로 건너갔다. 한국에서 실적을 인정받아 일본에서도 기대를 모았지만 시즌 전부터 꼬였다. 일본 정부의 코로나 신규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로 팀 합류가 늦었다. 2군에서 준비한 뒤 1군에 올라왔지만 5경기째 승리 없이 얻어맞으면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