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됐다. 지난해까지 LA 다저스에서 뛰었던 켄리 잰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옛 동료를 상대로 시즌 2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잰슨은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5-3으로 앞선 9회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우정과 승부는 별개였다. 잰슨은 첫 타자 코디 벨린저를 비롯해 대타 맥스 먼시, 트레이 터너 모두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웠다. 최고 구속 98.2마일(약 158km)까지 나왔다.
다저스 소식을 주로 전하는 '다저스네이션'은 27일 "다저스는 3점 차 열세를 딛고 8회 동점에 성공했으나 2점 차 뒤진 상황에서 잰슨을 공략하지 못했다"며 "지난해까지 다저스에서 뛰었던 잰슨은 애틀랜타에서 FA 계약 첫해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눈에 띄는 건 잰슨의 구속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는 점. 이 매체는 "가장 인상적인 건 잰슨의 최고 구속이 향상됐다는 점이다. 지난 2년간 평균 구속이 92마일을 기록했는데 이날 평균 구속 96마일에 최고 98마일까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잰슨이 옛 동료를 상대로 좀 더 집중한 것 같다"고 구속 증가 이유를 밝혔다.
잰슨은 다저스에서 뛰면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소방수로 명성을 떨쳤다. 월드 시리즈 우승은 물론 올스타 3회 선정 그리고 내셔널리그 최고의 구원 투수에게 주는 '트레버 호프만상'을 두 차례 수상하는 등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렸다.
지난해까지 다저스의 뒷문을 지키는 수호신이었으나 올해부터 통곡의 벽이 됐다. 더욱이 위력이 배가 된 만큼 더욱 버겁게 느껴질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