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포수 강민호(37)이 정말 오랜만에 홈런 손맛을 봤다. 그동안 부진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덕아웃 앞에서 허리 숙여 90도 인사까지 했다.
강민호는 2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7회 대수비로 교체출장, 8회 타석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을 폭발했다.
3-2, 1점차 리드를 안고 있던 8회 삼성에 기회가 왔다. 김현준의 내야 안타와 오선진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 한화 배터리는 호세 피렐라를 자동 고의4구로 1루에 보내며 다음 타자 오재일과 승부를 택했다.
한화 투수 김범수가 오재일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한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바뀐 투수 강재민이 강민호에게 결정적 한 방을 맞았다. 강민호는 강재민의 5구째 가운데 몰린 143km 직구를 통타, 좌중간 담장 밖으로 넘겼다. 비거리 125m, 시즌 2호 홈런. 삼성의 6-2 승리를 이끈 쐐기포였다.
강민호의 홈런은 지난 4월5일 잠실 두산전 시즌 1호 마수걸이포 이후 무려 82일, 57경기 만이었다. 이날 전까지 강민호는 시즌 59경기 타율 2할2푼5리 1홈런 24타점 OPS .581로 부진했다. 4년 36억원의 FA 재계약을 맺은 뒤 첫 시즌부터 기대 이하 경기력으로 팀에 시름을 안겼다.
하지만 최근 10경기 타율 2할8푼2리로 조금씩 상승 흐름이었고, 이날 기다렸던 홈런까지 스리런으로 시원하게 터졌다. 화려한 세리머니 대신 묵묵히 그라운드를 돈 강민호는 덕아웃 앞에서 잠시 멈춰섰다. 동료들의 환영을 받기 전 90도로 허리부터 숙였다. 그동안 부진에 미안함을 표현했다.
경기 후 강민호는 홈런 상황에 대해 "득점권 찬스 상황이라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정확한 스윙을 했던 것이 운 좋게 홈런으로 이어졌다. 최근 타격감이 나빠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다. 홈런 치고 들어오면서 코칭스태프 분들과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 인사를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강민호는 "앞으로는 미안한 마음, 감정이 생기지 않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