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픈 상황인데 희생해줘서 고맙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26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거포 1루수 오재일(36)을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넣을 생각이었다. 최근 6경기 연속 1루 수비를 봤고, 체력적으로 지칠 시기. 잔부상까지 있어 수비 휴식을 주려고 했다.
하지만 오재일은 허 감독의 제안을 거부했다. 1루 수비를 자청했고, 허 감독은 라인업을 수정했다. 오재일은 4번타자 1루수로 변함없이 나서는 가운데 포수 김태군이 6번 지명타자로 들어가 조금이나다 더 무게감 있는 타선을 구축했다.
허 감독은 “지명타자를 쓰려 했는데 본인이 수비까지 다하겠다고 했다. 다들 아픈 상황인데 희생해주고 있다. 감독으로서 고마운 마음밖에 없다”며 오재일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구자욱, 김상수, 이원석, 김동엽, 김지찬, 이재현 등 주축 타자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오재일과 호세 피렐라가 삼성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허 감독은 전날(25일) 한화전에서 9회 피렐라를 대주자 박승규로 교체하며 잠시마나 휴식을 주기도 했다.
허 감독은 “피렐라도 잔부상에 피로가 계속 누적됐다. 체력을 감안해 대주자 교체를 해준 것이다”며 “팀 사정상 수비를 빼줄 수 없다. 오재일과 피렐라가 라인업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두 선수가 경기에 나가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중심타자들의 희생을 높이 샀다. 피렐라도 이날 3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