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장고 끝에 지난해 MVP 아리엘 미란다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두산 베어스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9차전을 앞두고 투수 미란다를 말소하고, 내야수 김민혁을 등록했다.
미란다는 전날 잠실 KIA전에 선발 등판해 ⅔이닝 0피안타 7사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1회 선두 박찬호-이창진-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3연속 볼넷을 헌납하며 무사 만루를 자초한 뒤 황대인에게 풀카운트 끝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고, 2사 만루서 김선빈(사구)-박동원(볼넷)-류지혁(볼넷)에게 3타자 연속 밀어내기를 내주며 1회에만 안타 없이 대거 4실점했다.
미란다는 0-4로 뒤진 1회 2사 만루에서 박신지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부상 복귀전을 씁쓸하게 마쳤다. 투구수는 46개(스트라이크 17개). 제구 참사로 종전 6개를 넘어 KBO리그 역대 한 이닝 최다 4사구 불명예를 썼다.
김 감독은 “다음 경기 개선 여지가 안 보인다. 힘든 상황이다. 말로 설명을 못할 정도의 투구였다”라며 “미란다는 2군에서 던지게 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준비를 해야 한다. 교체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선수가 아프다고 하고 돌아가도 돈을 받는 건데 계속 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래서 기다려줄 때까지 기다려줬는데 더 이상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선수가 2군에서 던지고 싶다고 하면 던지게 할 것이지만 반전은 크게 없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두산은 이미 발빠르게 대체 외국인시장에서 영입 리스트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김 감독은 “7월쯤 돼야 선수들이 나올 것 같다고 한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겠지만 빨리 접촉해서 되는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라고 바라봤다.
미란다는 지난 시즌 ‘전설’ 최동원의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225개)하며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종전 80만 달러(약 10억 원)에서 110만 달러 인상된 190만 달러(약 25억 원)라는 거액에 재계약했다. 그러나 KBO리그 2년차를 맞아 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8.22의 부진 속 짐을 싸야할 위기에 처했다.
미란다의 공백은 전날 미란다의 뒤를 이어 4⅓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한 박신지가 메운다. 김 감독은 “충분히 잘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도망가지 않고고 초구, 2구에 자기 공을 던지면 된다. 던지면서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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