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유격수'를 연상케 하는 안정감, "절반만 닮아도 정말 좋을텐데"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06.26 09: 30

삼성은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에 빨간 불이 커졌으나 퓨처스 출신 선수들이 깜짝 활약을 펼치며 공백을 메우고 있다. 4년 차 내야수 이해승 또한 그 중 한 명이다. 
인천고를 졸업한 뒤 2019년 삼성에 입단한 이해승은 지난해까지 1군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했지만 수비 능력만큼은 1군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달 31일 고척 키움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그는 2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3리(60타수 17안타) 4타점 5득점을 기록 중이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안정감 있는 수비는 이해승의 가장 큰 장점. 현역 시절 '국민 유격수'라는 찬사를 받았던 박진만 퓨처스 감독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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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경기와 야간 경기의 차이를 묻자 "퓨처스에 있으면서 낮 경기를 하다가 1군에 처음 오니까 뜬공 처리와 상대 투수의 공을 보는데 조금 낯설었는데 조금씩 적응해나가고 있다"고 대답했다. 
수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눈빛이 반짝거렸다. 여유 있어 보인다는 평가에 "저는 엄청 급하게 하는 건데 동영상으로 보면 여유 있어 보인다. 아무래도 민첩성이 부족해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씩 웃었다. 
박진만 감독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에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말했다. "어릴 적부터 감독님의 수비 동영상을 많이 보면서 어떻게 하는지 많이 공부했다. 주변에서 감독님의 수비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하시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감독님의 절반만 해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이해승은 지난해 11월 박진만 감독이 퓨처스팀 지휘봉을 잡은 뒤 피와 살이 되는 조언을 많이 받았다. 1군 무대에서 안정감 있는 수비를 선보이는데 박진만 감독의 족집게 지도가 큰 힘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리그 최고의 수비 능력을 자랑하는 1루수 오재일의 존재도 이해승에게 큰 힘이 된다. "선배님이 1루에 계셔서 정말 든든하다. 관중석으로 던지지 않는 한 다 잡아주실 것 같다"는 게 이해승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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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비에 강점을 보였으나 공격에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그는 "제가 생각해도 타격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그렇게 뛰어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경기를 소화하면서 별 생각 안 하고 치니가 더 잘되는 것 같다. 아직 타수가 적는데 좋은 흐름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해승은 에릭 요키시(키움)를 비롯해 찰리 반즈(롯데), 드류 루친스키(NC) 등 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투수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다. 이에 "저도 놀라긴 했다. 에이스가 나오면 저도 모르게 집중력이 더 생기는 것 같다. 컨트롤이 뛰어난 투수니까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나는 공이 거의 없다. 집중해서 치다 보니 결과가 그렇게 나오는 것 같다"고 자신을 낮췄다. 
이해승은 동료들이 인정하는 노력파 선수다. 경기가 끝난 뒤 홀로 타격 훈련을 소화하고 하루를 마무리 짓는다.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열심히 하다 보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땀의 진실을 굳게 믿었다.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하루하루 다치지 않고 경기에 나갈 때마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신인왕 자격 요건을 갖춘 이해승. 수상에 대한 욕심이 있는지 묻자 "한 번도 생각 안 해봤다. 이야기가 나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그냥 이야기만 듣는 걸로 만족한다"고 미소 지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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