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판 뒤 고개를 절레절레…‘ERA 9.64’ 155km 외인도 퇴출 위기 몰렸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6.26 05: 17

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외국인투수 농사가 흉작으로 향하고 있다. 부상 이탈한 션 놀린에 이어 믿었던 로니 윌리엄스까지 연일 부진을 겪으며 퇴출 위기에 처했다.
로니는 지난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8차전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2탈삼진 4실점 조기 강판 수모를 겪었다.
타선이 1회초 상대 선발 아리엘 미란다의 제구 난조를 틈 타 대거 4점을 뽑은 상황. 그러나 로니는 전혀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1회말 1사 후 양찬열의 안타와 호세 페르난데스의 볼넷으로 처한 1, 2루서 김재환-양석환의 연속 적시타와 박세혁의 희생플라이로 4-3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4회말 1사 1루에서 KIA 서재응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로니를 교체하고 있다. 2022.06.25 /jpnews@osen.co.kr

2회의 시작은 박계범-김재호의 연속 볼넷이었다. 이후 안권수를 삼진, 양찬열과 페르난데스를 연달아 내야땅볼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지만 2회 투구수 26개, 2회까지 투구수가 53개에 달했다.
5-3으로 앞선 3회에는 선두 김재환에게 추격의 우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초구 144km 몸쪽 낮은 직구가 야속하게도 시즌 7번째 피홈런으로 이어졌다. 최근 3경기 연속 피홈런이기도 했다.
로니는 여전히 5-3으로 리드한 4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김재호에게 풀카운트 끝 볼넷을 허용하며 김정빈에게 바통를 넘기고 씁쓸하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81개(스트라이크 36개). 본인도 투구에 납득이 가지 않았는지 계속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4회말 1사 1루에서 KIA 로니가 강판되며 아쉬워하고 있다. 2022.06.25 /jpnews@osen.co.kr
로니는 지난해 12월 총액 75만 달러(약 9억 원)에 KIA 새 외국인투수가 됐다. 당시 KIA는 마이너리그 통산 152경기 24승 29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한 로니에 대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젊은 투수로, 최고 155km의 빠른 공 구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공격적인 투구로 상대 타자와의 승부를 즐기며, 탈삼진 능력이 빼어나다는 평가다”라고 한껏 기대를 드러냈다.
4월 16일 NC전과 22일 키움전 연이은 호투로 승리를 챙길 때만 해도 이 같은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나 4월 말 돌연 좌측 하지 임파선염 진단을 받으며 한 달간 공백을 갖더니 복귀 후 좀처럼 이전의 폼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복귀전이었던 5월 21일 NC전부터 25일 두산전까지 6경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9.64(23⅓이닝 25자책)에 달한다. 퀄리티스타트는 4월 16일 NC전 7이닝 무실점이 유일하다.
사령탑은 로니의 부진 원인으로 소극적인 승부를 꼽는다. 김종국 감독은 전날 경기를 앞두고 “한승혁처럼 공격적인 투구를 해줬으면 좋겠다. 사실 연속 안타 때문에 실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볼넷에 의해 실점이 이뤄진다”라며 “자기 공과 야수를 믿고 공격적으로 던져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감독의 바람과 달리 로니는 볼넷 4개를 비롯해 타선의 4점 지원을 마다하고 결국 3⅓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KIA는 작년과 달리 전반기 내내 5강권에서 순위싸움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력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외국인투수 문제로 더 높은 곳을 점령하지 못하고 있다. 놀린이 8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3.53을 남기고 지난달 25일 부상 이탈했고, 로니마저 잇따른 부진으로 좋은 분위기에 번번이 찬물을 끼얹는 모습이다.
놀린의 대체 외국인선수도 구해지지 않는 상황에서 로니까지 슬럼프에 빠졌다. KIA의 고민이 더욱 커졌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