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인 투수 진승현(19)이 가혹한 상황에서의 데뷔전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운도 따르지 않았다.
진승현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김진욱, 강윤구에 이어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⅔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2차 2차운드 지명을 받은 루키 진승현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서준원을 대신해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콜업됐다.
경기 전 래리 서튼 감독은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는 투수라는 보고를 받았다. 3이닝 정도 던질 수 있는 몸 상태가 됐다고 한다. 서준원과 비슷한 롱릴리프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승현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10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3.52(15⅓이닝 6자책점) 13탈삼진 7볼넷의 기록을 남겼다.
경기 전 진승현은 “상상도 못했던 소식이었다.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며 “스트라이크를 던지면 긴장이 풀릴 것 같다. 일단 열심히 잘 던지고 싶다”라며 콜업 소감을 전했다.
콜업과 동시에 데뷔전 기회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상황이 가혹했다. 1-5로 끌려가던 4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등판했다. 당일 콜업돼 데뷔전을 치르기에는 만만치 않은 환경이었다.
하지만 진승현은 씩씩했다. 첫 타자 김수환을 상대로 초구 147km의 패스트볼을 뿌려 헛스윙을 유도했다. 강심장을 선보였다. 이후 슬라이더를 적절하게 섞으면서 결정구로 패스트볼을 활용해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2사 만루에서 맞이한 이지영을 상대로는 패스트볼로 2S를 잡아낸 뒤 느린 커브를 던져서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유격수 박승욱의 실책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여야 했다.
이닝이 끝나지 않았다. 신인 선수들이라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진승현은 담대했고 전병우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뽑아냈다. 1사 만루에서 최고의 결과는 아니었지만 최선의 상황을 만들었다.
진승현은 5회에도 올라왔다. 선두타자 박준태는 2루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김준완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휘집을 다시 삼진으로 솎아내며 2사 1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현재 리그 최고의 타자 이정후를 상대했다. 이정후를 상대로 진승현은 슬라이더를 던져서 유격수 방면 빗맞은 땅볼로 유도했다. 그런데 우측으로 향한 내야 시프트가 진승현을 돕지 못했다. 유격수 박승욱이 한참을 쫓아가야 했고 타구는 외야로 빠졌다. 시프트의 도움을 받지 못해 이닝이 종료되지 못했다. 불운했다.
결국 2사 1,3루의 상황이 이어졌고 송성문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송성문의 타구도 시프트가 펼쳐진 반대 방향으로 흘러갔다. 진승현의 첫 자책점이었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는 김혜성과 8구 승부 끝에 중전 적시타를 맞아 2실점 째를 기록했다. 이후 김수환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진승현은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 지었다.
최고 149km까지 찍은 패스트볼(22개)은 위력적이었고 슬라이더(16개)도 결정구로 활용하기에 적절했다. 6개를 던진 커브도 타자들의 타이밍을 적절하게 뺏었다.
이날 롯데는 성공한 수비 시프트들도 있었다. 하지만 진승현이 마운드에 있을 때 반대의 결과가 많이 나왔다. 수비 시프트의 도움을 받지 못한 진승현의 데뷔전. 가혹한 결과였지만 슈퍼 루키로서 기 죽지 않는 투구를 펼치며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한편 롯데는 5-12로 완패를 당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