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투수’ 잭 그레인키(39)가 26일 만의 부상 복귀전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소속으로는 12년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일수로는 4285일 만이다.
그레인키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코프먼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2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호투로 캔자스시티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 92.4마일(148.7km) 포심 패스트볼(35개)보다 커터(17개), 슬라이더(12개), 커브(11개), 체인지업(6개), 싱커(3개) 등 여러가지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오클랜드 타선을 봉쇄했다.
시즌 11경기 만에 거둔 첫 승. 캔자스시티 소속으로는 무려 12년 만이다. 정확하게는 지난 2010년 10월1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이후 11년8개월23일 만으로 일수로는 4285일 만에 거둔 승리였다. 캔자스시티 소속으로 승리가 가장 오래 기간은 2903일로 어빈 산타나가 갖고 있던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러나 괴짜 투수답게 그레인키의 반응은 무덤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레인키는 “오늘 승리가 다른 승리보다 더 의미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레인키는 “너무 오랜만이라 조금 의미 있는 것 같다”며 덤덤하게 말한 뒤 “스트라이크도 많고, 다앙햔 공을 섞어 던졌다. 볼넷도 없고, 좋은 투구였다”고 자평했다.
지난 2002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캔자스시티에 지명된 그레인키는 2004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2005년 리그 최다패(17패) 투수가 되며 대인기피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고난의 시련을 겪었지만 2008년부터 선발로 정착해 2009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도 받았다.
그러나 2010년 시즌을 마친 뒤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전력이 약한 캔자스시티를 떠나 우승을 노리는 밀워키 브루어스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LA 에인절스, LA 다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거쳤다. 다저스, 애리조나와 대형 FA 계약으로 큰돈을 쥐고 명예의 전당급 커리어를 쌓았지만 원하던 우승 반지는 손에 넣지 못했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된 그레인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1년 1300만 달러 FA 계약으로 캔자스시티에 컴백했다. 시즌 첫 6경기에서 2점대(2.67)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이후 4경기에선 집중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10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5.05.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30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을 마친 뒤 팔꿈치 굴곡근 염좌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하지만 재활을 거쳐 마이너리그에서 두 차례 실전 등판을 마친 뒤 이날 메이저리그 마운드로 돌아왔다. 시즌 첫 승과 함께 캔자스시티 투수로 4285일 만에 승리를 거두며 반등을 알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