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연타석 홈런으로 역전승 발판을 마련한 KT 장준원(27)을 향해 ‘천재타자’ 강백호(23)가 시원한 음료수 세례로 축하를 전했다. 강백호 특유의 장난기 넘치는 센스와 함께.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T와 LG의 경기. 지난 5월 21일 LG에서 KT로 트레이드된 장준원은 8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격해 친정 LG를 맞았다.
장준원은 지난 5월 21일 LG에서 KT로 트레이드됐다. LG는 KT의 2023년 5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받는 대신 장준원을 KT로 트레이드했다.
그는 2-5로 뒤진 5회 선두타자로 나와 선발 임찬규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또 4-6으로 뒤진 7회 1사 후 김진성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렸다. 데뷔 첫 연타석 홈런. 이어 심우준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동점에 성공, 이후 2사 만루에서 장성우의 2타점 적시타 등 3점을 뽑아 9-6으로 승리했다. 장준원의 연타석 홈런이 팀 역전승에 결정적 발판을 만든 것이다. 친정 LG에 비수까지 제대로 꽂았다.
경기 후 장준원은 “매 경기 잘하고 싶고, 스타팅으로 나가면 잘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친정팀 상대로 느낌이 조금 이상했다. 평상시보다 기분이 이상했다. 불과 얼마전까지도 LG 유니폼을 입고 같이 뛰었고, 좋아하는 선후배들, 잘해주신 코치님들이 있는데… 경기 전부터 조금 이상해서 평상시와 똑같이 하려고 노력을 했다”고 친정팀과의 첫 대결 소감을 말했다.
그는 “첫 홈런을 치고서는 약간 어리둥절했다. 흥분될 거 같아서 물도 마시며 진정하려고 했다”며 “홈런 2개 모두 잘 맞았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런데 내가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아니라 손맛을 잘 모른다. 잘 맞았다 생각하고 펜스를 맞거나(첫 홈런), 선상으로 빠질 줄(두 번째 홈런) 알고 전력으로 뛰었는데, 중간에 (조명)반짝반짝 하는 것을 보고 홈런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장준원은 경기 후 중계방송사 수훈선수에 선정돼 인터뷰에 나섰다. 인터뷰 중인 그를 제외한 KT 선수단은 짐을 챙겨 하나둘 더그아웃을 빠져나가고 그라운드 스태프들만 남아 정리를 시작하고 있었다. 요즘 유행하는 물세례 축하는 아무도 예상 못했다.
그런데 인터뷰 막판 홀연히 마이크를 들고 인터뷰 중인 장준원 곁에 나타난 강백호. 왼손에 쥔 음료수 두 병을 4살 형님 장준원을 향해 콸콸 쏟아부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탈탈 털어가며.
반전은 그 다음이었다. 오른손에 쥐고 있던 수건을 쫙쫙 편 강백호. 음료수 세례를 받은 선배 장준원에게 덮어줄 것만 같았던 그 수건을 다시 자신의 양쪽 어깨에 턱 걸치더니 유유히 카메라 앵글 밖으로 사라졌다. 마지막까지 ‘강백호스러운’ 축하였다. 물론, 강백호는 더그아웃에 들어가자마자 장준원을 향해 수건을 던졌다.
자타공인 KT 간판 강백호가 친정 LG를 상대로 데뷔 첫 연타석홈런까지 날린 장준원을 위해 방송 카메라 앞에서 유쾌함 넘치는 음료 세례를 보냈다. 마법같은 응원을 받은 장준원이 승리에 목마른 KT에 시원한 음료수가 될지 기대를 모은다.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