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님이 내려오는데 '9회에도 가자'고 하시더라."
롯데 자이언츠 '장발 클로저' 김원중이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5-1로 앞선 8회 2사 1,2루 상황에서 올라와 김원중이 1⅓이닝 27구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4아웃 세이브를 하면서 팀 승리를 지켰다. 자신의 올 시즌 첫 세이브이자 지난해 10월 30일 이후 237일 만의 세이브 수확이다.
김원중은 8회 2사 1,2루에서 구승민에게 공을 넘겨 받았다. 첫 타자인 대타 김수환에게는 볼넷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김원중. 하지만 2사 만루의 상황에서 전병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최대 실점 위기를 극복했다. 김원중은 가볍게 주먹을 쥐고 포효했다.
그리고 김원중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올 시즌 롯데 불펜 운영이라면 8회 김원중이 아웃카운트 1개를 처리한 뒤 9회 최준용이 올라와도 무방한 상황이었다. 4점 차는 통상적으로 마무리 투수들이 올라왔다.
그러나 김원중이 마무리 투수처럼 올라와서 선두타자 대타 이병규, 김준완, 김휘집을 모두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KKK' 이닝으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세이브 완성.
올해 김원중은 늑골 피로골절, 내전근 손상으로 스프링캠프를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고 시즌 출발도 함께하지 못했다. 결국 마무리 투수 보직은 최준용에게 내줬다. 지난 5월 11일 사직 NC전 마무리 기회에 등판했지만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이후 김원중의 9회 등판은 없었다. 김원중은 불펜에서 뒤늦게 시즌을 보내기 시작했고 본 궤도에 쉽사리 오르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스스로도 조급해졌다.
하지만 이날 세이브 수확을 계기로 김원중은 반등 모멘텀을 찾은 듯 하다. 경기 후 김원중은 "저는 항상 마운드에 올라가면 내려온다는 생각을 안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도 나는 경기 끝까지 던진다고 생각했다"라면서 "그런데 마침 8회를 끝내고 내려오자마자 (임경완)코치님이 '9회에도 가자'고 말씀해주셔서 집중이 잘 되는 것 같았다. 좀 더 열심히 해서 구위를 끌어올리고 기회가 온다면 계속 세이브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시즌 첫 세이브 순간을 되돌아봤다.
이어 "마무리 욕심은 당연하다. 오늘같은 상황에 올라가는 게 훨씬 낫고 집중하는 상황이다. 핑계지만 집중력의 편차가 큰 것 같다. 그래도 마무리 상황에 나가면 좀 더 좋은 모습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무리 자리는 계속 했던 것이라서 적응이돼서 편한 느낌이 있다. 앞 이닝에 던지는 것과 다른 분위기가 있다"라며 마무리 복귀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2015년부터 1군 시즌을 소화하면서 가장 긴 시간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졌다. 그는 "아무래도 겪어보지 않았던 것이라서 당황했다. 그래도 아프지 않고 야구를 해온 것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며 "앞으로 야구를 하는데 있어서 성숙하게 몸 관리를 하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라고 되돌아봤다.
그동안의 부진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저도 그래서 그런 정신적인 회복을 하는 데 좀 집중을 했던 게 아무래도 좀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라고 스스로 원인을 분석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마무리 투수 자리가 논쟁의 자리가 되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 그는 "마무리 투수 논쟁은 제 불찰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또 열심히 해서 잘 지킬 수 있는 투수가 되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