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이 2022시즌 KBO리그에는 맞지 않는다. 41년 리그 역사를 통틀어 이렇게 홈 어드밴티지를 누리지 못한 시즌이 없었다.
변수가 많은 야구에서 홈 어드밴티지의 영향은 크지 않다고 하지만 없다고 할 순 없다. 구장 환경 영향을 많이 받는 야구 특성상 홈구장이 주는 익숙함,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은 분명한 이점이다. 끝내기가 가능한 말공격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까지 KBO리그도 홈경기에서 성적이 훨씬 좋았다. 1982년부터 2021년까지 40년 통산 정규시즌 2만700경기에서 홈팀이 1만732승9510패458무로 원정팀에 우위를 보였다. 홈경기 승률 5할3푼은 꽤나 유의미한 결과로 홈 어드밴티지가 명백하게 나타났다.
그런 면에서 올 시즌 KBO리그는 대단히 기이하다. 리그 전체 홈경기 성적이 150승186패7무로 승률이 4할4푼6리밖에 되지 않는다. 시즌 전체 일정의 47.6%를 소화하며 반환점에 다다른 시점이라 표본이 적은 것도 아니다.
지난해까지 40번의 시즌 중 홈경기 승률 5할 미만인 시즌이 4차례 있었다. 홈 승률이 가장 낮은 시즌이 1985년(150승177패3무 .459)였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낮다. 홈 승률이 4할5푼도 못 넘는 역대 최초 시즌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더 기이하다. 리그 1위 SSG(22승8패 .733), 3위 LG(19승19패 .500)만 5할 승률을 넘는다. 나머지 8개 팀들은 전부 홈경기에서 5할 미만의 승률로 허덕이고 있다. 리그 2위 키움도 원정(26승9패 .743)에서 무적이지만 홈(16승18패1무 .471)에선 승률 5할을 넘지 못한다.
앞서 40번의 시즌에는 1985년(2개)을 제외하고 홈 승률 5할이 넘는 팀이 최소 4개였다. 2019년에는 10개팀 중 8개팀이 홈에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다. 못해도 안방에선 반은 먹고 들어갔는데 올해는 그 반대. 특히 롯데는 부산 홈에서 11승23패2무(.324)로 리그에서 홈 승률이 가장 낮다.
특정팀의 문제가 아니라 리그 전체적인 현상으로 기이할 만큼 홈 승률이 낮다. 딱히 어떤 원인을 특정하기도 어렵다. 투고타저로 선취점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초공격이 유리하다는 해석도 있지만 선취점시 승률은 올해(.682)와 지난해(.691)보다 오히려 낮다.
이유야 어찌됐든 낮은 홈 승률은 리그 흥행에 좋을 게 전혀 없다. 대부분 관중들은 홈팀의 승리를 보기 위해 구장을 찾는다. 앞서 2년간 코로나19로 야구장 입장이 제한됐던 팬들의 열기가 육성 응원 해제와 함께 4월말부터 폭발했지만 평균 관중은 5월(9779명)에 비해 6월(8069명) 들어 하락 추세로 전환됐다. 날이 더워지고, 장마가 시작되는 6월은 나들이객이 몰리는 5월보다 관중 동원이 쉽지 않은 시기이지만 그럴수록 각 팀들이 홈경기에 더 분발해서 관중을 모아야 한다.
한편 역대 한 시즌 최고 홈 승률은 1989년(236승170패14무)으로 5할8푼1리에 달했다. 팀 기록으로는 1982년 원년 삼성이 30승10패로 역대 최고 홈 승률(.750) 기록을 갖고 있다. 2000년대 이후로는 2018년 두산(51승21패 .708)이 최고 승률. 역대 최저 홈 승률 기록은 1982년 삼미(10승30패 .250)이며 그 이후로는 2002년 롯데(18승49패 .269)가 가장 낮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