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상황을 막아내자는 생각에 좀 더 강하게 던졌는데 이렇게 잘 나올 줄 몰랐다”.
KBO리그의 대표적인 파이어볼러로 꼽히는 안우진(키움)이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꿈의 구속’ 160km를 찍었다. 안우진은 8회 1사 1,3루 김현준과의 대결에서 2구째 빠른 공을 던졌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전광판에 160km까지 찍혔다.
안우진은 김현준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다. 3루 주자 송준석은 홈인. 7⅓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안우진은 8승 요건을 갖추고 좌완 김재웅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재웅은 첫 타자 대타 김재성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만루 위기에 몰렸다. 곧이어 호세 피렐라를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키움은 9회 이정후의 우전 적시타로 1점 더 달아나며 6-1로 경기를 끝냈다.
안우진은 경기 후 “위기 상황을 막아내자는 생각에 좀 더 강하게 던졌는데 이렇게 잘 나올 줄 몰랐다”면서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더 커졌다. 다만 변화구로 안타를 맞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구속 향상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 그는 “160km 이상 던지고 싶지만 당장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훈련 열심히 하고 컨디션이 좋아지면 스피드는 더 나올 거라 생각하고 욕심은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올 시즌 삼성전 세 차례 등판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0.8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삼성전에 강한 이유를 묻자 “작년에 삼성을 상대로 (4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6.46으로) 안 좋았는데 올해 극복하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대답했다.
1-0으로 앞선 6회 만루 찬스에서 싹쓸이 3루타를 날린 이병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안우진은 “저도 응원하고 있었는데 (싹쓸이 3루타를 날려) 되게 고마웠고 더욱 힘이 났다”면서 “점수 차가 벌어졌지만 0-0 또는 1-0이라는 마음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올 시즌 8승을 거두며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지난해와 달라진 점을 물었다. 이에 “이닝 소화도 잘하고 있는 것 같고 위기관리 능력이 좋아진 것 같다. 득점권 상황에서 점수를 안 주고 막는 경우가 늘어났다. 그래서 평균자책점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