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키움)의 성장에는 한계가 없다. 올해 들어 장타 생산 능력까지 향상되면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2020년 15개) 경신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이정후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1회 첫 타석부터 호쾌한 한 방을 날렸다.
1사 2루 찬스에서 삼성 선발 백정현을 상대로 우월 투런 아치를 쏘아 올렸다. 19일 고척 LG전 이후 3일 만에 터진 시즌 12호 홈런. 백정현과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직구(136km)를 잡아당겨 오른쪽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정후는 “제가 홈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시즌을 준비할 때부터 홈런을 더 많이 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준비한 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타격왕에 오르면서 어떤 방향으로 타격을 해야 할지 정립됐다. 예년보다 기술 훈련을 일찍 시작했고 아버지(이종범 LG 퓨처스 감독)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종범 감독은 이정후에게 어떤 조언을 해줬을까.
“제가 정확성에서 성과를 냈지만 장타 생산에 대한 욕심이 생길 수 있는데 아버지께서 ‘절대로 홈런 욕심을 내면 안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하던대로 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면 25~27세쯤 홈런이 많이 나오고 힘이 좋아질 테니 홈런을 많이 치기 위해 무언가를 하지 마라’고 하셨다”. 이정후의 말이다.
예전 같으면 펜스 앞에서 잡히거나 펜스를 직격할 타구가 홈런으로 연결되면서 아버지의 조언이 맞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다. 이정후는 “아버지 말씀이 맞는 것 같다. 아버지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페이스라면 최다 홈런 경신은 물론 데뷔 첫 20홈런 달성도 가능할 듯.
이에 이정후는 “(20홈런을) 해보고 싶은데 홈런이라는 게 이렇게 나올 때는 잘 나와도 안 나올때는 계속 안 나온다.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면서 (홈런이) 나오면 좋은 거라고 생각하겠다”고 자신을 낮췄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