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좌완 허윤동은 '대체 선발'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20년 데뷔 첫해부터 1군 무대에서 대체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던 그는 올 시즌 5경기에서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 중이다.
3일 두산을 상대로 6이닝 4실점(5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으로 시즌 첫 승을 장식했고 15일 LG전에서 5이닝 무실점(5피안타 2볼넷 5탈삼진)으로 2승 사냥에 성공했다.
21일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5이닝 5피안타 4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아쉽게도 3승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올해 들어 볼넷/삼진 비율이 좋아진 게 눈에 띈다. 24이닝 동안 볼넷 11개를 허용한 게 전부. 탈삼진은 15개 솎아냈다. 데뷔 첫해 구속이 130km 후반에 머물렀으나 21일 대구 키움전에서 최고 구속 145km까지 찍었다.
허삼영 감독은 "3년 정도 하면 볼넷이 줄어들 때 되지 않았는가. 방향성이 좋아졌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릴리스가 일정하지 않았는데 지금 하체 중심 이동이 일관성 있게 방향성이 좋아졌다. 힘쓰는 부위가 좋아져 스피드와 구위가 향상됐다"고 말했다.
또 "유신고 시절 스피드가 좋은 투수는 아니었다. 프로에 와서 힘과 스피드가 붙으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완성도는 부족하지만 성장의 폭이 넓은 선수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허삼영 감독은 또 "지난해 고척 경기에서 최고 146km를 한 번 던졌다. 이제 마운드에서 힘쓰는 요령이 생겼구나 싶었다. 빨리 올라온다고 생각 못했다. 3년 동안 체계적인 훈련 특히 하체 훈련을 집중적으로 한 덕분"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삼성 투수 가운데 데뷔 3년차에 포텐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았다. 최채흥, 최충연, 원태인이 대표적이다.
대구상원고-한양대 출신 좌완 최채흥은 2018년 데뷔 첫해 8경기에 등판해 4승 1패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3.21. 이듬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6승 6패 2홀드(평균자책점 4.81)를 기록했다.
최채흥은 2020년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는 등 11승 6패(평균자책점 3.58)를 장식했다.
2016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최충연 또한 데뷔 3년차 들어 포텐을 터뜨리는 데 성공했다. 2018년 70경기에 등판해 2승 6패 8세이브 16홀드(평균자책점 3.60)를 거두며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장식했다. 또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9년 데뷔 첫해 26경기 4승 8패 2홀드(평균 자책점 4.82)에 이어 2020년 27경기 6승 10패(평균 자책점 4.89)로 한 걸음씩 나아간 원태인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저도 올해 3년차니까 포텐이 터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26경기에 등판해 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으로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삼성 3년차 투수 가운데 포텐을 터뜨릴 주인공은 허윤동 아닐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