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표가 어떻게 해주느냐에 달려있다".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지난 21일 롯데전에 앞서 엔트리에 변화를 주었다. 좌완 이준영과 사이드암 박준표, 대타요원 고종욱을 불러올렸다. 부상자 명단에 등재했던 이준영은 열흘 재충전은 마쳤고, 고종욱도 부상에서 회복해 퓨처스 경기에서 펄펄 날아다니자 불렀다.
박준표는 시즌 처음으로 1군행이었다. 작년 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끝냈고 4월 말부터 퓨처스 경기에 꾸준히 올랐다. 어느 정도 구위 회복이 됐다고 판단하고 콜업을 했다. "이준영과 함께 필승조 앞에 등판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5회 또는 6회 등판시킨다는 말이다.
박준표는 실제로 6회 등판했다. 1사 3루에서 이준영이 등장해 이호연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고 박준표에게 바통을 넘겼다. 첫 타자 정보근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았다. 한태양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복귀 등판을 마쳤다. 승계주자의 득점을 허용했지만 김종국 감독은 6-5로 승리후 "박준표도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해 향후 팀 전력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평가를 했다.
이날 구위에서 충분히 예전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았다. 박준표는 2019년과 2020년 소방수에 가까운 활약을 했다. 2019년 49경기 5승15홀드, 평균자책점 2.09, 2020년은 50경기, 7승6세이브11홀드, ERA 1.57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2021년 부상여파로 2승4홀드, ERA 5.91로 급락했다.
경기전 김 감독은 박준표를 특별히 언급했다. "준표가 어떻게 해주냐에 따라 마운드 보직에서 전체적으로 이동이 생길 수 있다. 1군에 왔지만 아직은 연투와 투구수 등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앞으로 적응 잘해서 좋은 투구 내용 보여주면 마운드가 바뀔 수가 있다"고 말했다.
선발진의 개편을 말한 것이다. 션 놀린의 부상 이탈에 로니 윌리엄스와 한승혁이 최근 부진에 빠지면서 선발진은 크게 약화됐다. 현재로서는 롱릴리프로 활약하고 있는 윤중현을 선발로 이동시키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러나 윤중현의 임무를 수행할 대안이 없었는데 박준표에서 그 희망을 발견한 것이다.
아울러 "이준영이 다시 가세하면서 투수 활용폭이 더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필승조 앞에서 활약하는 대안을 마련한 만큼 선발진 개편의 여지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윤중현을 선발로 기용하고 한승혁 또는 로니를 중간으로 이동시키는 시나리오이다. 박준표가 그 시나리오를 실현시킬 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