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군 그라운드에서 잘 해보고 싶다는 간절함이 통했다. 강추위에도 야구를 잊지 않았던 두산 베어스 외야수 양찬열(25)이 인상깊은 하루를 보냈다.
양찬열은 2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7차전에서 우익수 겸 9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3타점 1볼넷 3득점 맹활약을 펼치면서 팀의 16-2 완승에 큰 힘을 보탰다.
팀이 0-2로 뒤진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양찬열은 SSG 대체 선발 이건욱 상대로 우익수 쪽 안타를 쳤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홈런을 쳤다. 데뷔 첫 홈런이었다. 6회 타석에서는 적시 2루타를 쳐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7회에는 볼넷을 골라 4출루.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사령탑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2군에서 좋아서 올렸고 선발로 기용하게 됐다”고 했는데, 1군 콜업 전까지 올해 5월 전역 후 퓨처스리그 17경기 타율 3할2푼9리(70타수 23안타), 2홈런, 13타점의 좋은 타격감을 1군 무대에서도 보여줬다.
양찬열은 “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오면서 잘 풀린 듯하다. 자신감이 더 붙게 됐다”면서 “홈런은 내가 치고 싶어서 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다보니 치게 됐다”고 되돌아봤다.
데뷔 첫 홈런, 첫 3안타 등 김 감독 앞에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2군에서 올라오자마자 좋은 활약해준 양찬열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찬열이 이렇게 한 경기의 주인공이 되는 데에는 그간 노력과 간절함이 있었다. 그는 군대를 현역으로 다녀왔는데, 군복무를 하면서 틈나는대로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애썼다.
장충고, 단국대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8라운드에 두산 지명을 받은 양찬열은 그해 1군 17경기에서 타율 2할2푼7리, 3타점을 기록했고 그해 11월 입대했다. 현역으로 입대하게 됐다. 야구 경력에서 감각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양찬열은 독하게 준비했다.
그는 “대학교 동기가 있었다. 포수 출신이었는데 매일 캐치볼을 하고 영하 7도 추위에서도 캐치볼, 스윙 연습을 했다. 웨이트트레이닝도 매일 했다. 그렇게 운동을 했다. 대대장님이 방망이 반입도 허락해주셨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양찬열은 “군대 가기 전에 경기에 나가면 긴장을 더 많이 했는데, 오늘은 ‘왜 이리 편할까’라는 느낌이었다. 그런 마음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듯하다”고 말했다. 이 점은 이번 1군에 콜업되기 전 퓨처스리그 코칭스태프의 도움이 컸다.
그는 “사실 타격 폼도 좀 많이 바뀌기도 하고 이것저것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는데 박철우 잔류군 코치님 등 모두 열심히 지도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된 듯하다”고 말했다.
계속 간절함의 연속이었다. 양찬열은 “물러설 곳은 없다. ‘내가 해내야 한다’고 계속 다짐하고 최대한 즐기려고 했다”고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봤다.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