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문성현(31)이 오랜 부진과 부상을 이겨내고 마무리투수로 돌아왔다.
문성현은 2010년 키움에 입단한 13년차 베테랑 투수다. 유망주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통산 성적은 190경기(524⅓이닝) 22승 32패 13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87로 아쉬움이 남았다.
2016년 상무에 입단한 문성현은 전역 후부터 부상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1군에서 15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성적도 15경기(19⅓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4.19로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다. 시범경기에서 2경기(2이닝)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며 기분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 시즌 초반부터 호투를 이어간 문성현은 마무리투수 김태훈이 충수염 수술을 받아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마무리투수까지 맡게 됐다. 잠시 이승호에게 보직을 넘기기도 했지만 현재는 다시 문성현이 마무리투수를 맡고 있다.
지난 21일 삼성전에서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낸 문성현은 31경기(27⅔이닝) 8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1.30으로 어떤 마무리투수와 비교를 해도 손색이 없는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홍원기 감독은 상황에 따라 마무리투수가 바뀔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지만 지금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시즌 마지막까지 마무리투수로 완주를 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지만 그래도 행복하다”라며 웃은 문성현은 “나는 공백기가 길었다. 몸이 조금 피곤하더라도 마음이 행복하다. 마무리투수도 매력적인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물론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어떤 보직이 주어지든 최대한 열심히 던지려고 한다”라고 마무리투수로 뛰고 있는 소감을 밝혔다.
커리어 초반에는 선발투수로 기회를 얻었던 문성현은 불펜투수를 거쳐 마무리투수까지 맡게 됐다. “이제 13년차인데 마무리투수는 처음이다”라고 말한 문성현은 “선발투수도 해봤고 불펜투수도 해봤는데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것은 똑같다. 그래도 마무리투수는 조금 다른 느낌이 있다. 9회 마운드에 올라가니 분위기가 달랐다. 그래서 7회에 던진다는 생각으로 ‘7회다. 7회다’라고 되뇌면서 공을 던지고 있다. 마지막에 던지는 투수이니 모든 힘을 쏟아부여아 한다”라고 마무리투수의 부담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올해 반전을 이뤄낸 문성현은 “스프링캠프 기간부터 투구폼을 계속 수정하려고 노력했다. 스프링캠프가 끝나고 연습경기를 할 때도 꾸준히 연습을 하면서 투구폼이 조금씩 잡혔다. 덕분에 자신감도 생기고 올해 좋은 성적이 나는 것 같다”라며 반등의 비결을 설명했다.
“그냥 계속 야구를 하고 싶었다”라고 말한 문성현은 “계속 야구를 하고 싶어서 공백기가 있을 때도, 투구폼을 수정할 때도 공을 진짜 많이 던졌다. 2군에 있을 때도 계속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에 공을 많이 던지면서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올라올 수 있었다”라고 절실했던 지난날을 돌아봤다.
올해 결혼을 하며 가정이 생긴 문성현은 “결혼을 하면서 좀 더 안정감이 생긴 것 같다. 덕분에 잘 풀리는 느낌도 있다. 아내가 야구를 몰랐는데 알아가려고 노력도 하고 응원가도 직접 편집을 해줬다. 옆에서 열심히 챙겨준 덕분에 열심히 야구를 하고 있다. 다들 ‘결혼 버프’라는 말을 하는데 정말 무시 못하는 것 같다. 옆에서 챙겨줘서 든든하다”라며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미완의 유망주에서 특급 마무리투수로 신데렐라 같은 변신을 한 문성현은 “마무리투수 욕심은 없다. 주어진 보직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목표는 그저 건강하게 시즌을 완주하는 것, 그리고 2014년에 하지 못했던 우승을 하는 것이다”라며 우승 의지를 내비쳤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