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반사적으로 점프했다".
KIA 타이거즈 박찬호(27)가 리드오프로 출전해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역전타와 달아나는 적시타를 날리더니 결정적인 빅캐치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박찬호의 날이었다.
롯데의 선발투수로 에이스 좌완 찰리 반즈가 나오자 1번타순에 이름이 들어갔다. 전날까지 6타수5안타의 천적타자였다. 기용법을 틀리지 않았다.
0-2로 뒤진 첫 타석에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작렬했고, 이창진의 좌중간 적시타때 홈을 밟았다. 2회에서는 김도영의 동점타에 이어 1사1,3루에서 우익수 뜬공을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세 번째 타석이 더욱 매웠다. 4-2로 앞선 2사2,3루에서 반즈를 상대로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적시타를 터트려 6-2까지 벌렸다. 막판 5-6까지 추격을 당했던 점을 감안하면 귀중한 2타점이었다. 반즈를 상대로 2안타 3타점을 뽑았고, 8타수7안타의 절대 강세를 보였다.
타격만이 아니었다. 롯데의 막판 공세에 5-6까지 추격당한 8회 2사 2루에서 마무리 정해영이 등판했다. 전준우를 상대로 던진 초구가 총알타구가 되어 박찬호쪽으로 날아갔다.
박찬호는 본능적으로 점프를 했고 타구는 글러브안에 들어갔다. 못잡았다면 그대로 동점이 됐을 타구였다. 정해영은 9회 무실점으로 막고 한 점차를 지켰다. 정해영의 블론세이브를 막고 팀을 승리로 이끈 빅세이브 캐치였다.
경기후 박찬호는 "이겨서 기분이 좋다. (전준우의 타구는) 생각할 틈이 없었다. 몸이 그냥 점프했다. 왼손투수에 강한 점도 있었고, 반즈가 이상하게 나에게 실투가 많은 것 같다"며 호수비와 타격의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시즌초부터 꾸준하게 타격감 유지하고 있다. 레그킥이 잘 안맞아 노스텝으로 바꾸었다. 체력적으로 확실히 작년 재작년보다 낫다. 1번은 조금 더 설레고 재미있다. 더 공격적으로 친다. 오늘은 부감감 없이 자신있는 투수 상대로 한 타석 더 들어간다는 생각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오늘 잘했지만 100% 만족 못한다. 3타수 3안타를 쳐도 3홈런 못쳐서 아쉬운 것 아니겠는가. 타율과 출루율을 높이고 싶다. 출루율 3할5푼 목표인데 너무 힘들다. 타율 목표는 안잡았다"며 웃었다. 멀티히트를 쳤지만 여전히 박찬호의 출루율은 3할2푼4리. 아직 갈길이 멀다./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