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km’ 24세 마무리, 김용수와 봉중근 사이…LG 역사 어디쯤 위치할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6.21 05: 19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24)이 향후 역대 LG 마무리 투수 계보에서 어느 정도 위치까지 올라갈까. 김용수, 이상훈, 봉중근 등 LG 레전드 마무리 투수들 사이에서 어디쯤 위치할까.
지난해 9월 28일이었다. 고우석은 잠실 롯데전에서 5-2 승리를 지키며 세이브를 챙겼다. 의미있는 세이브였다. LG는 이 세이브로 팀 통산 1200세이브를 달성했다. LG는 삼성에 이어 KBO리그 두 번째로 팀 통산 1200세이브 이정표를 통과했다.
고우석은 LG의 1200세이브를 달성하고서 "앞에 뛰어난 선배들이 계셨기에 영광스럽게 이 기록 달성에 내가 있을 수 있었다. 앞으로 팀에 대기록을 세울 때마다 내 이름을 새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LG 투수 고우석이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한 후 기념구를 들고 있는 모습. / LG 트윈스 제공

지난 17일 고척 키움전. 고우석은 4-1로 앞선 연장 10회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1점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시즌 18세이브이자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쑥스러운 경기 내용 때문인지 고우석은 “깔끔하게 막았다면 앞으로에 대해서 좀 거창하게 얘기했을 텐데, 오늘은 나에게 경각심을 준 경기였다”며 “앞으로 더 높은 기록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건강하게 열심히 던지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LG(과거 MBC 포함) 마무리 투수 역사를 살펴보면, 영구 결번이 된 김용수가 가장 많은 227세이브를 남겼다. 김용수는 1986년, 1987년, 1989년 세 차례나 구원왕을 차지했다.
2016년 은퇴한 봉중근이 109세이브로 두 번째로 많다. 봉중근은 2013년 38세이브, 2014년 30세이브를 기록했는데, 두 차례 모두 손승락(당시 넥센)에 밀려 구원왕 타이틀은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다.
‘야생마’ 이상훈은 95세이브로 LG 마무리 계보에서 3위다. 1994~95년 2년 연속 다승왕에 올랐던 이상훈은 1997년 37세이브로 구원왕에 올랐다.
LG 투수 고우석. /OSEN DB
고우석은 이제 만 24세에 불과하다. 2019시즌 처음 마무리를 맡은 그는 올해로 마무리 4년차에 불과하다. 마무리 첫 해 35세이브를 기록했고, 2020년에는 무릎 수술로 2개월 결장하면서 17세이브를 추가했다. 지난해 30세이브를 기록했다.
고우석은 19일 고척 키움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하며, 시즌 19세이브를 챙겼다. 올해도 30세이브는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00세이브를 넘어선 고우석은 ‘영구 결번’ 김용수의 기록까지는 올해를 포함해 4시즌은 더 뛰어야 도달할 것이다. 최고 158km의 패스트볼을 뿌리는 고우석이 부상없이 한 시즌을 뛴다면 매년 30세이브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관건은 FA 이적 또는 해외 진출이다. 고우석은 2019년 프리미어12와 2020 도쿄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FA 등록일수를 보상받아, 2017년 신인 때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을 채웠다. 2024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고우석이 국내에서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나, 해외 진출은 어떻게 될 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종을 늘려가는 고우석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짐작할 수 없다.
김용수 전 LG 코치는 20일 자신의 SNS에 “고우석 선수의 통산 100세이브 달성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고우석 선수에게는 트윈스의 마무리 투수 계보를 잇는 후배여서 그런지 조금 더 남다른 감정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임창용 선수가 보유한 역대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은 하루 차이로 아쉽게 무산됐지만, 최연소 200세이브, 나아가 300세이브 달성에 가장 강력한 후보로 고우석 선수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라고 축하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과연 고우석은 LG 마무리로 어디까지 기록을 늘려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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