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주전 포수 역할을 해줘야 하는 지시완(28)에게 입스(yips)로 의심되는 플레이가 연신 나오고 있다. 입스 변수가 롯데의 안방 구도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현재 롯데 1군 엔트리 포수는 지시완과 정보근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시완은 외국인 선발 투수들이 선발 등판하는 날 선발 마스크를 쓰고 있다. 정보근은 반대로 국내 선발 투수들이 등판하는 날 선발 출장한다.
지시완이 장타력을 비롯한 공격력이 낫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선발 포수에 따라서 타선의 공격적인 무게감이 달라지곤 했다. 대신 투수리드와 도루저지 등 전체적인 수비력은 정보근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한 지시완은 성민규 단장의 ‘포수 보강’ 야심작이었다. 2차 드래프트도, FA 시장도 사실상 패싱 하면서 지시완을 영입했다. 그만큼 지시완의 공격력, 수비적인 잠재력에 큰 기대를 했다.
다만 트레이드 첫 시즌이었던 2020년, 전임 감독의 외면, 개인사 등으로 3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래도 지난해 타율 2할4푼1리(166타수 40안타) 7홈런 26타점 OPS .741의 기록으로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지난해 역시 선발 출장 상황은 올해와 비슷했다.
최근에는 지시완과 국내 투수와 호흡을 맞추는 경기도 종종 있었다. 지시완의 공격력을 좀 더 극대화 하고 다양한 배터리 조합을 실험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들어 출장하는 경기들마다 지시완이 투수에게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입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과거 한화 시절에는 투수들의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포구 입스’에 시달린 적이 있었는데, 이를 극복하고 주전급 포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현재는 송구 입스로 보일 수 있는 플레이로 우려를 낳는다.
지난 19일 사직 SSG전에서 선발 출장해 김진욱과 호흡을 맞추던 지시완은 첫 2이닝 7타자를 상대하면서 4차례 가량이나 투수 김진욱에게 공을 제대로 못 던져주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3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정보근으로 교체됐다. 중계방송 카메라에는 풀 죽은 모습으로 안치홍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스스로도 답답했을 지시완 대신 경기에 나선 정보근은 반대로 결승타로 조명을 받았다. 이날 4-4 동점이던 8회말 1사 만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승부의 추를 기울게 했다.
수비형 포수 정보근은 “타격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하지만 타율을 얼마만큼 치고 싶다고 칠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팀에 도움되는 배팅 쪽으로 도움이 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포수는 모두가 말하듯 공격보다 수비력, 투수와의 호흡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는 포지션이다. 공격력이 부족하더라도 정보근이 1군 엔트리에 생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롯데는 지시완에 대한 기대의 끈도 놓지 않고 있다.
만약 지시완이 ‘입스’의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투수진에도 영향이 끼칠 수밖에 없다. 안방 구도도 결국 정보근, 2군에서 담금질 하고 있는 안중열에게 좀 더 기회가 주어질 수밖에 없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