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km 찍으면 ML 도전” 신인왕 이어 메이저까지 넘보는 무서운 3년차가 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6.20 03: 48

2년 전 신인왕을 차지했던 소형준(21·KT)이 조심스럽게 메이저리그 진출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단 자신이 목표로 하는 구속에 도달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소형준은 지난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8차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7번째 승리(2패)를 챙겼다. 5월 26일 창원 KT전 이후 4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되며 다승 공동 3위로 올라섰다.
1회부터 강승호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헌납했다. 이후 2회에도 선두 김재호를 내야안타로 출루시키며 흔들렸으나 초반 고비를 넘기자 곧바로 신인왕 클래스를 회복했다. 3회부터 5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단숨에 승리 요건을 갖췄고, 6회와 7회 1사 1루를 무실점 극복한 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공 9개로 단 3타자만을 상대했다.

1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진행됐다.2회말 KT 선발 소형준이 역투하고 있다. 2022.06.19 / soul1014@osen.co.kr

경기 후 만난 소형준은 “한 주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챙겨서 기쁘다”라며 “4경기 만에 승리했지만 그 전에 형들의 도움 속에 많은 승리를 쌓아놓은 상태였다. 조급해하지 않고 편하게 공을 던졌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소형준은 이날 최고 153km의 투심 아래 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을 곁들여 8이닝 1실점 역투를 완성했다. 그리고 8회까지 투구수가 88개(스트라이크 65개)에 불과했다.
완투 욕심은 없었을까. 그는 “완봉이 아닌 완투였고, 힘이 들기도 했다. 차라리 그 힘을 아껴서 다음 경기에 쓰는 게 더 이득이라고 생각해 내가 그만 던지겠다고 했다”라며 “기회가 되면 완투에 도전하고 싶지만 완봉이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난 아직 야구할 날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경기종료 후 승리투수 된 소형준이 김민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2.06.19 / soul1014@osen.co.kr
소형준은 두산 킬러라는 별명에 맞게 이날도 베어스 타선을 완벽 봉쇄했다. 1회 선취점을 내줄 때만 해도 곰 사냥이 쉽지 않을 것 같았지만 무려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통산 두산전 12경기 7승 1패 평균자책점 1.98이라는 압도적 성적을 만들어냈다.
소형준은 “그 동안 두산전 기록을 보면 자신감이 생기지만 사실 다른 팀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준비한다. 왜 두산전에 특히 잘하는지는 딱히 모르겠다”라고 전했다.
올 시즌 소형준의 가장 돋보이는 기록은 이닝이다. 13경기 87이닝을 채우며 동료 고영표(91이닝)에 이어 최다 이닝 부문 토종 2위(전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13경기서 9차례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는데 그 중 7차례가 퀄리트스타트 플러스다.
원동력은 토종 이닝 1위 고영표였다. 소형준은 “작년에 영표 형을 보며 생각을 많이 했다. 형은 항상 안타를 맞더라도 1~2구 안에 맞고, 곧바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진다. 내가 그걸 따라하려고 했다”라며 “최근에는 영표 형의 러닝까지 따라서 하고 있는데 결과가 좋다. 팀에 너무 좋은 롤모델이 있다”라고 흡족해했다.
소형준은 향후 목표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언급했다. 물론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고, 지금 단계에서는 허황된 꿈일 수 있다. 하지만 또 그렇다고 이루지 못할 꿈도 아니다. 소형준은 KBO리그 데뷔 3년차를 맞아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소형준은 “미국을 가고 싶다는 꿈이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며 “물론 구속을 비롯해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나중에 더 기량을 끌어올리면 도전을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 기량을 끌어올려야 도전이 가능할까. 소형준은 “향후 투심이 평균 150km대 초반, 최고 155km까지 나오는 게 목표다. 그래야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구속을 올리겠다”라고 훗날 빅리그 마운드에 서는 그날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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