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전 폐지' 모두가 바란다, 4연전이 대안? 그러나 현실은... [오!쎈 이슈]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2.06.21 09: 36

KBO리그 감독들이 2연전 폐지에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지난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2연전은 선수들과 팬분들을 위해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KBO리그는 현재 시즌 144경기 체제로 진행이 되고 있다. 팀간 16경기를 하는데 3연전 만으로는 홈경기 횟수를 공평하게 나눌 수 없는 구조다. 그렇다보니 KBO는 2연전 기간을 따로 두고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오는 8월 16일부터 9월 23일까지 2연전 일정이 잡혀있다.

허구연 KBO 총재. / OSEN DB

하지만 현장에서는 2연전 폐지를 원하는 목소리가 크다. LG 류지현 감독은 “가장 힘든 부분은 이동이다. 3연전 기간에는 이동일이 하루 있고 월요일 휴식을 활용해 이동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2연전 기간에는 일주일에 세 번씩 이동을 해야하니 선수들의 피로가 크다”라고 2연전 기간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특히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키움은 어려움이 더하다. 2연전 일정이 끝나면 우천취소로 인한 잔여경기 일정을 소화하게 되는데 홈구장 우천취소가 없는 키움은 이 기간에 계속 원정경기를 치러야 한다.
홍원기 감독은 “시즌 개막하기 전에 허구연 총재님께 부탁드린 것 중 하나가 2연전 폐지다. 10개 구단 감독 대다수의 의견”이라면서 “총재님께서도 긍정적으로 답을 하셨다.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현장 관계자들에게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변화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라며 2연전 폐지를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2연전 폐지는 쉬운 일이 아니다. 2연전 폐지 논의 자체는 144경기 체제가 시작된 이래 꾸준히 계속됐다. 하지만 경기수를 변화시키지 않고 2연전을 폐지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보니 매년 이야기만 나오고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KBO 관계자는 “2연전 폐지는 오랫동안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다. KBO에서도 여러 방면으로 연구를 했고, 올 시즌 미디어데이 때 총재님과 감독님들이 간담회를 하시고 다시 검토를 해보았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허구연 총재는 해설위원 시절 4연전을 해답으로 내놓기도 했다. 팀간 16경기 중 3연전으로 12경기를 치르면 4경기가 남는다. 이 4경기를 4연전으로 진행하면 된다는 아이디어다. 다만 허구연 총재도 이 생각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킨 것은 아니다.
4연전을 하더라도 4연전-2연전, 4연전-4연전 등 방식에 따라 경기 일정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또한 4연전-4연전의 경우에도 중간에 휴식일을 넣을지, 아니면 8연전으로 일정을 진행할지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4연전을 하게 되면 팀별로 홈경기 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매년 손해를 보는 팀이 나올 수밖에 없다.
4연전이 아닌 '3경기+1경기'로 남은 4경기를 진행하는 방안도 있다. 한 팀이 홈에서 3경기를 하며 3연전 일정을 계속하고 마지막에 한 경기를 원정경기로 치르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역시 팀별 홈경기 수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4연전과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총재님께서 4연전 아이디어를 내셨던 걸로 기억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그 일정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어느 한 팀이 관중 수입을 양보를 해야하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조율하기 어려운 문제가 많다. 우리는 현실과 이상에서 차이가 있는 것을 어떻게 해결하고 합의를 할지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KBO 관계자는 “4연전을 하게 되면 홈경기 수가 달라진다. 매년 번갈아 하면 된다지만 그래도 구단별로 손익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홈경기 수가 달라지면 입장 수입, 펜스 광고 수입, 스폰서 수입 등이 모두 영향을 받는다. 구단 입장에서는 민감한 문제다. 이 방법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구단간에 대타협이 필요하다”라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설명했다. 구단들이 가장 반대하는 이유다.
홈경기 수가 달라질 경우 공정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야구는 홈 어드밴티지가 큰 스포츠는 아니다. 올 시즌에는 특이하게도 홈경기 승률(144승 180패)이 더 저조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매 시즌 홈팀이 조금 더 유리한 경향을 보였고, 팀별로 홈경기 수가 다르다면 상황에 따라 공정성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KBO 관계자는 “2연전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리그 경기수를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 가장 깔끔한 방법이다. 경기수 감소는 구단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반대로 150~160경기로 경기수를 늘리면 이는 현장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당장 2연전을 폐지 할 수는 없겠지만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만큼 계속해서 여러 방면으로 논의를 해볼 것”이라고 앞으로의 방향을 밝혔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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