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주전이다".
삼성의 젊은 야수들의 힘이었다. 18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서 젊은 외야수 김현준(19), 내야수 이해승(21), 외야수 박승규(21)가 활발한 타격으로 6-2 승리를 이끌었다. 베테랑 주전들의 공백을 느낄 수 없었다. 삼성의 미래가 아닌 현재가 되는 활이었다.
올해 삼성 야수진은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베테랑 이원석(왼쪽 대퇴근), 주전 2루수 김상수(장요근)에 이어 외야수 구자욱(왼쪽 햄스트링)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게다가 18일 KIA전을 앞두고 리드오프 김지찬이 또 왼쪽 허벅지 근육 부분 파열로 6주간의 재활 소견을 받고 전반기를 마감했다.
주전 라인업에서 4명이 빠졌다. 그래서 이해승, 김현준 등 젊은 백업 선수들이 대거 라인업에 이름을 넣고 있다.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이다. 허삼영 감독도 "자기 색깔을 내면 된다. 그날 나가는 선수가 주전이다. 기회를 살리면 자기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며 주문했다.
허 감독은 이날 김지찬 대신 김현준을 리드오프로 기용했다. "타구판단이 좋고 송구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이재현 대신 이해승을 8번 유격수, 구자욱 대신 박승규를 9번 우익수로 기용했다. 두 선수는 2019년 2차 8라운드, 9라운드에 낙점했다. 김현준은 2021 2차 9라운더이다.
경기가 시작되자 주전들의 존재감을 뛰어넘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해승은 0-1로 뒤진 3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안타를 날려 3득점을 발판을 놓았다. 박승규는 좌전안타로 뒤를 이었고 김현준이 1루 선상으로 빠지는 역전 3루타를 터트려 주자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4회에서도 이해승은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렸다. 박승규가 착실하게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켰고, 김현준은 바운드 높은 내야 타구를 날려 홈에 불러들였다. 김현준은 6회 2사1루에서도 중견수 앞 빗맞은 적시타를 날렸다. 데뷔 첫 리드오프로 나서 3안타 4타점의 깜짝 활약을 했다. 이해승도 이날 3안타를 터트렸다. 셋이서 7안타 4타점 4득점을 합작했다.
이해승은 3할이 넘은 타율과 수비로 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현준도 전날까지 2할6푼4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견실한 활약을 하고 있다. 박승규는 1할대 타율이지만 이날 제몫을 했다. 세 선수 모두 드래프트 후순위로 입단했지만 노력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베테랑 부상자들은 이들에게 기회를 내주었고, 빛을 발하고 있다. 성적은 드래프트 순서가 아니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