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재성이 친정팀 LG에 제대로 아픔을 줬다.
김재성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8번 포수로 선발 출장, 3타수 3안타 1홈런 1볼넷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삼성의 6-3 승리.
경기 후 허삼영 감독은 "김재성 선수가 공수 양면에서 물꼬를 터준 경기였다. 수비에서 젊은 투수 허윤동 선수를 잘 이끌며 유주자상황을 잘 막아주었고, 타격에서도 4타점의 맹활약을 해주었다"고 칭찬했다.
김재성은 지난 겨울 원치 않는데 팀을 옮겨야 했다. LG는 삼성에서 FA 자격을 얻은 박해민을 4년 60억 원에 영입했다. 이후 삼성은 보상 선수로 김재성을 점찍어 데려갔다.
6월 1일 다시 1군에 올라온 김재성은 3할대 타격으로 출장 기회를 간간이 잡고 있다. 이날 친정팀 상대로 시즌 첫 홈런과 함께 4타점 인생 경기를 했다. 1경기 4타점은 김재성의 개인 최다 기록이다.
김재성은 경기 후 “친정팀을 상대하는데 느낌이 다르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삼성으로 와서 시범경기 때 LG와 할 때 너무 신경이 쓰이더라. 그래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 오늘은 그냥 편안하게 144경기 중 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2회 홈런은 노림수였다. 김재성은 “LG에 있을 때 이민호와 많이 해봤고, 바깥쪽 하나 던지면 몸쪽으로 오는 경향이 있다. 내 타석에 포수들이 몸쪽으로 좀 많이 앉기도 하더라. 몸쪽으로 하나 오겠다 생각하고 그쪽만 보고 있었는데, 그게 좋은 결과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적 후 첫 홈런과 함께 자신의 1경기 최다인 4타점 경기였다. 김재성은 “잊지 못할 경기는 맞지만, 앞으로 야구할 날이 더 많고, 지금보다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홈런을 치고 덕아웃에 돌아오자, 동료들은 일부러 ‘외면’했다. 나홀로 세리머니를 해야 했다. 김재성은 “뭘 해도 행복했다. 일단 홈런을 치고 왔으니까. 근대 (나홀로 세리머니) 생각을 못하고 있어서 조금 뻘쭘하더라”고 웃었다.
김재성은 “야구장에 와서 채은성, 오지환, 김현수, 유강남 선배들을 만나 인사하고, 현수 형은 장갑도 하나 줬다”며 “내일은 안 돌아다니고 (라커룸) 안에만 있어야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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