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안 돼 실망했다" 이런 바보 같은 팀 봤나, 우승 명장 못 알아보고 패싱하다니…오합지졸 전락한 이유 있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6.11.06 04: 42

[OSEN=이상학 객원기자] 밀워키 브루어스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팻 머피(67) 감독은 65세의 늦은 나이에 처음 메이저리그 감독이 됐다. 67세 나이에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으니 전형적인 대기만성 감독이다. 
조금 더 일찍 감독이 될 기회가 있었다. 지난 2019년 시즌 후 뉴욕 메츠가 새 감독 선임 과정에서 밀워키 벤치코치였던 머피 감독을 최종 후보에 올려놓았다. 머피 감독과 세 차례 면접을 했지만 메츠의 최종 선택은 카를로스 벨트란이었다. 
기회를 놓친 머피 감독은 실망했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뉴욕포스트’ 조엘 셔먼, 존 헤이먼 두 기자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더 쇼’에 출연한 머피 감독은 7년 전을 떠올리며 “메츠의 면접 프로세스는 정말 훌륭했다. 테이블에 앉아 경기 영상을 보여주다가 멈춘 뒤 불펜에 누가 대기하고 있는지, 최근 등판은 어땠는지, 점수 차이나 상황 등 모든 정보가 적힌 카드를 제공했다. 그런 식으로 5~6가지 상황에서 내게 어떤 점을 고려하고, 어떻게 운영할지 물어봤다. 로빈슨 카노가 24타수 무안타인데 계속 3번 타자로 기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바로 답해야 했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밀워키 팻 머피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 후 모의 기자회견까지 가지며 감독으로서 마주해야 할 여러 상황에 대한 평가를 받은 머피 감독은 그러나 최종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제프 윌폰 당시 메츠 구단주가 벨트란을 택했다. 머피 감독은 “감독 면접 과정은 좋았고, 마지막 만남 전까지 메츠 감독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 만남에서 구단주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걸 직감했다”며 “감독이 안 돼 실망했다. 시간도 많이 투자했고, 감독을 정말 해보고 싶었다. 딸과 손주들이 뉴저지에 살고 있어서 더욱 그랬다”고 말했다. 
[사진] 뉴욕 메츠 카를로스 벨트란 전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츠는 스타 선수 출신 벨트란을 새 감독으로 택했지만 그는 한 경기도 지휘하지 못하고 낙마했다.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 말년 시절 불법 사인 훔치기를 주도한 것이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고 사임했다. 2020년부터 메츠는 최근 7년간 가을야구 두 번에 그쳤고, 감독만 4명을 거치가며 암흑기를 걷고 있다. ‘억만장자’ 구단주 스티브 코헨 체제에서 끊임없이 투자했지만 스타 선수들 사이에 불화설이 끊이지 않으며 오합지졸로 전락했다.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데 능한 머피 감독을 선임했더라면 결과가 달랐을지도 모른다. 
메츠 사령탑에 오르지 못한 머피 감독은 2023년까지 8년이나 밀워키에서 벤치코치를 지냈다.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이 시카고 컵스로 떠난 뒤 후임으로 2024년 마침내 감독 지휘봉 잡았다.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밀워키의 스몰볼을 보다 더 예리하고 날카롭게 다듬었다. 어린 신인이든 개성 강한 주전이든 1루로 설렁설렁 뛰며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가차없이 빼는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휘어잡았다. 높은 기준을 세우며 공개적으로 책임을 물었지만 뒤에선 선수들과 진심 어린 소통으로 교감하며 원팀을 만들었다. 
몸값 비싼 스타 선수들이 없어 가능한 ‘스몰마켓 리더십’으로 빅마켓 팀에선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머피 감독은 “내가 다른 도시에도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웃은 뒤 “내가 대도시 감독들보다 낫다는 건 아니지만 선수마다 다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선수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한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 올해 시즌 중반이 지나서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감독실을 찾아와 대화를 한 적이 있다. 그에게 불만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고, 우리는 쉽지 않지만 정말 좋은 대화를 나눴다. 8년을 함께한 옐리치가 자신의 관점으로 이야기해준 것이 내게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사진] 밀워키 팻 머피 감독(오른쪽)이 월드시리즈 우승 후 윌리엄 콘트레라스와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월드시리즈 MVP 포수 윌리엄 콘트레라스도 머피 감독의 리더십으로 빛을 본 선수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 감정적이고, 이기적이란 평가를 받은 콘트레라스는 밀워키에 와서 잠재력을 꽃피웠다. 머피 감독은 “콘트레라스는 어릴 때 감정적이고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성공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까칠한 성격을 가진 선수를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콘트레라스는 사람을 잘 믿지 않고, 스스로에게도 엄격해 이기적으로 비친 것이다. 이기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좋은 의미의 이기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없었다면 우리는 우승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의 여운을 즐기는 와중에 뜻하지 않은 논란도 있었다. 우승 확정 후 1루수 제이크 바우어스와 포옹하며 건넨 말이 뉴욕 양키스 폄하 논란으로 불거졌다. 당시 마이크가 있는 줄 모르고 머피 감독은 “이제 넌 부자가 될 거야. 네가 그 망할 양키스에서 모두가 자기 자신만을 위해 뛸 때를 기억해? 어디를 가든 우리가 했던 것을 잘 기억해”라고 말했다. FA로 큰돈 받고 이적할 것이 유력한 바우어스에게 원팀으로 뛴 밀워키 시절을 잊지 말라는 의미에서 양키스를 예로 든 것이다. 
둘이서 나눈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마이크를 통해 머피 감독의 음성이 만천하에 공개됐다. 머피 감독은 “2026년 양키스가 이기적인 팀이라고 말하려던 게 아니었다. 고액 연봉에 장기 계약한 선수들이 많은 팀들이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을 두고 한 말이었고, 양키스를 예로 든 것은 바우어스가 예전에 뛴 팀이기 때문이었다”며 ““우승 퍼레이드에 나갔더니 다들 그 얘기를 하고 있더라.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에게 전화했고, 그런 의미로 말한 게 아니라고 최대한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바우어스랑 몰래 하던 농담이었는데 들켰다. 그 말을 한 것을 후회한다. 양키스를 폄하한 것 같아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waw@osen.co.kr
[사진] 밀워키 팻 머피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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