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자 FA란 이런 게 아닐까.
프로야구 KT 위즈 주전 포수 한승택은 지난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삼성 라이온즈와의 1차전에 8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결정적 도루 저지와 함께 승기를 가져오는 홈런포를 가동, 팀의 8-7 신승에 힘을 보탰다.
경기 후 만난 한승택은 “힘든 경기였는데 이겨서 너무 좋다. 다른 말은 필요없고 그냥 기분이 좋다”라며 “개인적으로는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중간에 물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잘 막고 이겨서 다행이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2회말과 3회말 연달아 헛스윙 삼진을 당한 한승택. 세 번째 타석은 달랐다. 5-0으로 앞선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과 함께 삼성 장찬희의 초구 가운데로 들어온 커터(138km)를 받아쳐 비거리 125m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순간이었다.
한승택은 “조금 타이밍이 늦는 감이 있어서 세 번째 타석 때는 단순하게 앞에서 쳐보려고 했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라고 되돌아봤다.
수비에서는 1회초 1사 1루에서 타석에 있던 구자욱이 헛스윙 삼진을 당한 순간 2루 도루를 시도한 김지찬을 정확한 2루 송구로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한승택은 “사실 경기 시작 전만 해도 긴장을 생각보다 안 하는 거 같았는데 투수 공을 받아보니 긴장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 도루 저지로 긴장이 풀렸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날 자신의 모든 플레이가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다. 7회초와 8회초 삼성 타선 억제에 실패하며 대거 7실점했고, 이 과정에서 8회초 박영현의 하이패스트볼에 폭투를 범해 3루주자 구자욱에게 허무하게 홈을 내주기도 했다.
한승택은 “8회초 폭투의 경우 사인 미스는 아니었다. (박)영현이 공이 빠르지 않나. 내가 낮은 자세에서 반응을 했어야 하는데 반응이 늦었다. 그래도 그런 공도 다 잡아야하는 게 포수다. 글러브에 닿으면 잡아야 한다. 내 실수였다”라고 자책했다.

7, 8회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려고 했냐는 질문에는 “우리 투수들의 좋은 공을 최대한 유도하려고 했다.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첫 경기라서 다들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내일(4일)부터는 자기 공 던지면서 잘할 거 같다”라고 답했다.
KIA 타이거즈 소속이었던 한승택은 작년 11월 4년 최대 10억 원(계약금 2억, 연봉 총액 6억, 인센티브 2억) 조건에 KT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 KIA 이범호 감독의 플랜에 들지 못하며 1군 15경기 타율 2할3푼8리에 그쳤던 그는 스토브리그에서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하는 결단을 내렸고, KT의 러브콜과 함께 박찬호, 조수행(이상 두산 베어스)에 이은 FA 3호 계약자가 됐다.
시범경기부터 심상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준 한승택은 안정적인 투수 리드 및 강한 어깨를 앞세워 KT의 백업 포수 고민을 말끔히 지웠다. 주전 장성우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한승택이 사실상 주전 안방마님 역할을 수행했고, 첫해 정규시즌 1위라는 값진 보상을 받았다. 한승택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도 10억 원의 가치를 입증했다.
한승택은 “KT는 너무 좋은 팀이다. 이 팀에서 1년 동안 야구하면서 너무 행복했다. 오늘도 이겨서 행복하다”라고 환하게 웃으며 “내일 또 준비 잘해서 좋은 경기를 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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