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라린 패배였지만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배찬승이 플레이오프 첫 등판에서 안정적인 투구로 제 몫을 해냈다.
삼성은 지난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5로 패했다. 선발 크리스 페덱이 홈런 2개를 허용하는 등 4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게 치명적이었다.
반면 두 번째 투수로 나선 배찬승은 1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배찬승은 0-5로 뒤진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페덱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나성범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6회에는 더욱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선두 타자 김선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한준수를 3루 땅볼, 김태군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낸 배찬승은 7회 우완 김태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최근 상승세가 가을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한 배찬승은 9월 이후 9경기에서 1세이브 1홀드를 올렸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0.00. 시즌 막판부터 이어온 무실점 행진을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갔다.
박진만 감독도 배찬승의 성장세를 높이 평가했다. 특히 아시안게임 대표팀 경험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고 봤다.
박진만 감독은 “아시안게임 전과 후의 차이가 아주 크다. 대표팀에 가서 각 구단을 대표하는 뛰어난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배들의 좋은 모습을 보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도 야구 센스다. 배찬승은 그런 센스가 좋은 선수”라며 “예전에는 경기마다 기복이 있었는데 아시안게임 이후 확실히 안정감이 좋아졌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배찬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배찬승 역시 지난해 가을야구 경험을 바탕으로 체력 관리에 공을 들였다. 정규시즌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포스트시즌에 접어들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정규시즌에서는 괜찮았는데 포스트시즌에서는 힘이 좀 부치는 느낌이 들었다”며 “그래서 트레이닝 파트의 도움으로 힘이 떨어지지 않게끔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의 준비는 플레이오프 첫 등판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진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고, 두 이닝에 걸쳐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삼성으로서는 1차전 패배가 뼈아프지만 배찬승의 호투는 반가운 대목이다. 단기전에서는 불펜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최근 안정감을 더한 배찬승의 활약이 남은 시리즈에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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