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을 앞두고는 훈련장으로 향할 버스가 오지 않았다. 금메달을 따고 일본을 떠나는 날에도 공항행 차량이 나타나지 않았다. 단순한 실수라고 넘기기에는 이상할 정도로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20일 일본 나고야 IG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65-57로 제압했다.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한국 남자 농구가 원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1982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이었다.

경기 전부터 석연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한국은 결승 당일 오전 별도의 체육관에서 슈팅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직위원회가 배정한 차량은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금메달 결정전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훈련을 포기해야 했다.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계획했던 슈팅 훈련을 하지 못한 채 코트에 들어섰지만 1만7000여 일본 관중의 함성과 야유를 견디고 개최국을 꺾었다.

그렇게 끝난 줄 알았지만 일본의 황당한 수송 문제는 마지막 순간까지 한국을 괴롭혔다.
대표팀은 21일 귀국을 위해 숙소 앞에서 공항행 버스를 기다렸다. 이번에도 차량은 제시간에 오지 않았다. 선수들은 무거운 짐을 길가에 내려놓은 채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여준석은 당시 모습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며 "가는 날까지…버스가 안 오는군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귀국 후 "너무 참다가 화가 나서 올렸다. 오는 날까지 이러니까 그랬다.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 현지 직원이 여기저기 연락한 뒤에야 겨우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아침부터 쉽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고의였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그러나 하필 결승전 당일 훈련 차량이 사라지고, 일본을 꺾은 뒤 귀국하는 날에도 버스가 늦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개최국의 치졸한 방해를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다.
한국만 겪은 일도 아니었다. 남자 축구대표팀은 카타르전을 앞두고 버스 기사가 경기장 위치를 찾지 못해 축구장이 아닌 인근 야구장으로 향했다. 다음 날에는 회복 훈련 차량이 아예 배차되지 않았다.
베트남 여자배구대표팀이 이용할 버스는 예정 시간보다 1시간 15분 늦게 도착했다. 결국 베트남-인도네시아전은 30분 늦게 시작됐다. 베트남은 정상적인 준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채 경기에 나서 0-3으로 패했다.

일본 팬들조차 조직위원회의 운영을 부끄러워했다. 한 팬은 "결승전을 앞두고 연습조차 하지 못하게 만든 전대미문의 허술한 운영에 화가 났다. 솔직히 한국이 이겨서 안도했다"라고 적었다. 이 반응에는 140개가 넘는 공감이 달렸다.
우연도 한두 번이어야 우연이다. 경기장을 찾지 못하고, 차량 배정을 빠뜨리고, 약속 시간보다 한참 늦게 도착하는 일이 여러 국가와 종목에서 되풀이됐다.
특히 한국 남자 농구는 결승전 준비부터 귀국길까지 버스 때문에 피해를 봤다. 일본은 마지막까지 한국의 발을 붙잡았지만 금메달만큼은 막지 못했다. 한국은 가장 중요한 순간 코트 위에서 개최국을 꺾으며 모든 답을 대신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