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에 가까웠던 미국전과는 결이 완전히 달랐다. 1세트를 내주고 2세트 역시 난타전 끝에 역전승을 거두는 등 방심은 금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베트남전.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의 ‘야전사령관’ ‘케리아’ 류민석은 오히려 이 경기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본선을 관통할 ‘배움’을 얻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대한민국 LoL 국가대표팀은 20일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LoL 국가대표 평가전 2일 차 베트남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세트 스코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결과는 승리였지만, 전반적인 템포 싸움에서 베트남의 거센 반격에 고전하는 등 매 순간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올 시즌 LCK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로드 투 MSI 등 주요 대회 86경기에 출전해 51승 35패(승률 59.3%), KDA 4.55(78킬 226데스 950어시스트)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LCK 퍼스트 팀'에 서포터로는 7번째로 선정되며 역대 최다 퍼스트 팀 경신 기록까지 세운 류민석. 명실상부 LCK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최정상 서포터이지만, 그 역시 자만 없이 이번 평가전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치러진 2세트 경기만 하더라도 바이-올라프 조합으로 사이드 주도권을 쥐고도 스노우볼이 매끄럽게 굴러가지 않았고, 교전마다 흐름이 끊기며 자칫 역전을 허용할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류민석 역시 이날 1세트 레나타 글라스크, 2세트 바드, 3세트 뽀삐, 4세트 카르마 등 매 세트 다양한 챔피언을 꺼내 들며 최전선에서 혈전을 치러야 했다. 비록 팀 전체적으로 삐끗하는 순간은 있었으나, 류민석은 바드와 뽀삐를 잡았을 때 흐름을 단숨에 굳히거나 뒤집어버리는 '크랙'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류민석은 이번 베트남전에 대해 “우리의 부족한 부분들을 잘 채울 수 있게 해준 경기였다”며 입을 뗐다.
배울 점이 많았던 이유를 묻자, 류민석은 대표팀이 인게임 운영에서 겪은 명확한 실책을 짚어냈다. “운영 단계에서 상대가 자원을 투자해 공격해 올 때, 우리가 이를 깔끔하게 받아내지 못하고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복기한 그는 “하지만 상대가 적극적으로 교환을 시도하며 싸움을 걸어왔을 때, 우리가 어떻게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확실히 깨달은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완벽한 압도보다 값진 것은 ‘실전을 통한 보완’이다. 최정상의 위치에서도 안주하지 않고 상대의 강한 템포와 변수 창출을 유연하게 받아치는 법을 체득한 류민석의 시선은 이제 아시안게임 본선 무대로 향해 있다.
그는 “남은 기간 잘 준비하겠다. 다 함께 경기력을 끌어올려 본선에서는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라는 당찬 각오로 출사표를 던졌다. 베트남전의 약이 된 예방주사를 맞은 ‘케리아’의 손끝에서, 대표팀의 완벽한 금빛 운영이 재완성되고 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