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직접적으로 잘 느끼고 있을 겁니다. 조금 우스울 수 있겠지만 빨래까지 걷어줄 정도로 궂은일도 도맡아 해주고 있습니다."
화려한 조명이 쏟아지는 경기장 위 선발 로스터 뒤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승리의 조각을 묵묵히 맞춰나가는 '레전드'들이 존재한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진군 중인 대한민국 리그 오브 레전드 국가대표팀이 철저한 데이터 기반 분석과 밀착 전방위 케어를 앞세워 완벽에 가까운 '원팀'을 구축하고 있다.
이 단단한 팀 레이스의 중심에는 국가대표 전력분석관으로 합류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내고 있는 '데프트' 김혁규, '칸' 김동하, '라스칼' 김광희 등 베테랑 3인방이 자리하고 있다.

강동훈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19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한국 국가대표 평가전 1일 차 미국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1세트(20분 42초), 2세트(19분 52초), 3세트(20분 13초) 모두 20분 안팎으로 압도적인 화력쇼를 펼치며 3-0 완승을 거뒀다.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낸 배경에는 상대의 수를 읽는 맞춤형 전략 수립과 더불어,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전력분석진 간의 긴밀하고 유기적인 소통이 큰 몫을 했다.

평가전 직후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강동훈 대표팀 감독은 분석팀이 팀에 불어넣고 있는 긍정적인 시너지와 헌신적인 태도에 대해 깊은 감사를 전했다. 강 감독은 "선수들이 직접적으로 잘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조금 우스울 수 있겠지만 빨래까지 걷어줄 정도로 궂은일도 도맡아 해주고 있다"고 분석관들의 헌신을 소개했다.
이어 "챔피언 상성 구도나 카운터 픽 등 게임을 넓게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며 "기상부터 취침 전까지 선수들과 계속 붙어서 수준 높은 피드백을 제공해 주고 있어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협곡 위에서 경기를 치르는 핵심 선수들이 체감하는 전력분석진의 존재감 역시 절대적이다. 먼저 봇 라인의 핵심으로 평가전 내내 압도적인 라인전 파괴력을 보여준 '구마유시' 이민형은 '데프트' 김혁규 전력분석관의 조력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민형은 "'데프트' 선수 역시 오랫동안 훌륭한 활약을 보여준 분이기에 노하우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최근에는 오더나 콜을 좀 더 디테일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내가 개인적으로 리스펙트하고 잘한다고 인정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옆에서 잘했다고 칭찬만 해줘도 큰 힘이 되고 좋다"며 훈훈한 팀 분위기를 알렸다.

이어 2회 연속 아시안게임 태극마크를 단 대표팀의 핵심 탑라이너 '제우스' 최우제 역시 '칸' 김동하 전력분석관을 비롯한 베테랑 분석진과의 호흡에 대해 깊은 신뢰를 표했다. 최우제는 "나와 '캐니언' 선수가 아무래도 탑·정글이다 보니 붙어있는 그림이 많다. 이때 동하 형이 사이에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면서 "나 스스로 생각하지 못했던 게임적인 시각을 짚어줘서 시야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덧붙여 '제우스' 최우제는 '칸' 김동하의 전력분석관으로서 갖고 있는 장점에 대해서도 "현역 시절 워낙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분이라 탑 라인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고, 다른 라인 구도까지 다 완벽하게 꿰뚫고 있다는 점"이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다가오는 2일차 베트남과의 평가전 준비 상황에 대해 강동훈 감독은 "이미 최근 경기들을 다 분석해서 관련 자료들을 공유했다"며 "상대 팀이 작년부터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건 맞기 때문에 그들의 패턴을 잘 인지하여 철저히 준비하고 있고, 내일 인게임에서 직접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때는 협곡을 호령했던 화려한 선수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고, 후배들의 금메달을 위해 '전력분석관'이라는 이름으로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레전드 3인방. 철저한 데이터 연구와 밤낮없는 밴픽 분석, 그리고 기꺼이 궂은일까지 마다하지 않는 전방위 지원이 더해진 대한민국 대표팀이 다가오는 본선 무대에서 어떤 찬란한 결실을 맺을지 기대가 모인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