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수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엉성한 숙박 운영에 개최국 일본 대표팀까지 휘말렸다. 남녀 선수가 한 객실을 사용해야 하는 배정표가 나오고 선수와 지도자가 같은 방에 묶이는 등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인도 '스포츠스타'와 일본 '재팬타임스'는 17일(한국시간)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숙박 관련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대표팀도 별도로 확보한 호텔을 대체 숙소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일본 선수단 미즈토리 히사시 부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방을 나누는 과정에서 실제로 이용하기 어려운 조합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공식 소셜 미디어](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18/202609181022770020_6aac934b5bf57.png)
대표적인 사례는 남녀 선수가 같은 객실에 들어가야 하는 배정이었다. 남성 5명과 여성 5명으로 구성된 인원에게 트윈룸 다섯 개만 제공하는 식으로 전체 인원과 침대 숫자만 맞춘 결과였다.
선수와 코치, 지원 인력이 구분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선수와 지도자가 한 방에 묶이는가 하면, 치료·회복용 의료 장비를 다량으로 보관해야 하는 트레이너에게 다른 인원과 함께 사용하는 객실이 주어지기도 했다.
미즈토리 부단장은 "서류에 적힌 숫자 자체는 맞지만 실제로는 남성과 여성이 함께 배치되거나 코치와 선수가 같은 방을 써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많은 의료 장비를 보관해야 하는 트레이너에게도 공동 객실이 주어지는 등 여러 어려움이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입촌 절차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일부 선수는 출입 자격증이 정상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아 숙박 시설에 들어가기까지 몇 시간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은 문제가 확인된 객실 배치를 다시 짜고 있다. 기존 시설에서 해결이 어려울 경우 일본올림픽위원회(JOC)가 사전에 마련해 둔 나고야 시내 호텔을 활용할 계획이다.
미즈토리 부단장은 "숙박 시설 배정이 매우 빠듯하다는 보고를 받았다. 현재 가능한 범위에서 재조정하고 관계자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배치를 바꾸기 어려운 경우에는 일본 선수단이 비상 상황에 대비해 확보한 숙박 시설을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최국마저 별도 호텔 투입을 고민하게 된 배경에는 이번 대회의 이례적인 선수촌 운영 방식이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비용 절감과 친환경을 내세워 전통적인 형태의 단일 선수촌을 짓지 않았다. 선수와 관계자들은 대형 크루즈선과 조립식 컨테이너, 일반 호텔 등에 흩어져 생활한다.
조직위는 당초 참가 인원을 약 1만 5000명으로 계산했다. 그러나 신규 종목 추가 등의 영향으로 실제 등록 인원이 약 1만 7000명까지 늘어나면서 잠자리 부족 문제가 불거졌다.
![[사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공식 소셜 미디어](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18/202609181022770020_6aac935375204.png)
약 4000명은 이탈리아 대형 크루즈선에서 생활하고, 선수와 관계자 약 2000명은 나고야항 부두 일대에 설치된 컨테이너형 시설을 사용한다. 나머지 인원도 여러 호텔과 임시 거처에 분산됐다.
숙박 대란은 앞서 해외 참가국 선수들에게 먼저 닥쳤다.
인도 선수단은 나고야 도착 후 머물 곳을 곧바로 안내받지 못해 최장 14시간가량 대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 휴식 공간조차 확보하지 못한 일부 선수는 바닥에 앉거나 누워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호소했다.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을 비롯한 일부 종목 선수들은 3인 1실 컨테이너형 객실을 받았다. 신장이 2m를 넘는 선수들이 침대에서 다리를 제대로 펴기 어려울 정도로 공간이 좁았고 화장실과 식당에서는 물이 새는 문제까지 발생했다.
남자농구대표팀 변준형은 숙소 화장실에서 누수가 발생한 모습을 소셜 미디어에 공개하며 "살려주세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외국 선수들에게 열악한 시설과 장시간 대기를 감수하게 했던 숙박 문제가 이제 개최국 대표팀까지 덮쳤다. 서류상 인원과 침대 숫자만 맞춘 배정은 남녀 선수의 생활 공간조차 구분하지 못했다.
일본 선수단은 미리 준비한 호텔이라는 탈출구라도 갖고 있다. 그러나 별도의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참가국 선수들은 조직위가 기존 배치를 바로잡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대회 개막 전부터 컨테이너 누수와 비좁은 침대, 객실 부족, 장시간 입촌 지연에 이어 남녀 혼숙 배정까지 드러났다. 선수촌을 건설하지 않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선택이 개최국 선수들까지 위협하는 결과로 돌아오고 있다. /reccos23@osen.co.kr